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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춘자 천안시사립유치원연합회장이 전망하는 만 5세 무상교육과 통합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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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춘자 회장이 무상교육?통합교육?유아영어교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영회 기자]

정부가 내년부터 만 5세 아동을 대상으로 무상교육을 시행한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공통교육과정도 운영한다. 천안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학부모들은 대체적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점도 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과열경쟁이 우려된다. 또 이원화된 교육중심의 유치원과 보육중심의 어린이집이 같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지도 의문이다. 조춘자 천안시사립유치원연합회장에게 지역에 미칠 전망, 향후 계획 등을 들어 봤다.

글=강태우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내년부터 만 5세 무상교육과 공통교육과정이 운영된다.

 “실질적으로 만 5세 의무교육이 된다. 부모소득에 관계없이 만 5세 어린이는 2012년 3월부터 월 20만원의 교육비를 지원받게 된다. 그러나 각 유치원마다 수혜성 교육경비와 급식비 등 교육비 차이가 있어 차액은 부담해야 한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제외한 영어학원 미술학원 스포츠관련학원 등은 무상교육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만5세 공통교육과정도 운영한다. 기존 유치원(7차) 교육과정과 다른 점은 신체운동(건강)·의사소통·사회관계·예술경험·자연탐구영역으로 구성되는데 여기에 창의성·대인관계·민주적·시민의식·문화이해 등이 강화된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다르다. 질적 측면에서 볼 때 통합교육이 가능한가.

 “교육과정은 같지만 교육을 이끌어가는 교사의 능력에 따라 교육의 질은 분명 차이가 날것이다. 특히 만5세 어린이와 만4세 어린이가 혼합반으로 편성돼 있다면 다른 교육과정을 한 교실에서 적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발생하게 된다. 만5세 어린이들을 제대로 가르치려면 교사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음 달부터 누리교육과정과 관련해 교사교육을 실시한다고 한다. 시간이 충분치 않지만 준비가 소홀하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만 5세 무상교육·통합교육 기대효과와 문제점은 무엇인가.

“OECD 회원국으로서 국가가 유아교육을 책임지겠다는 정부의 공교육 확립의지로 볼 수 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이원화 돼 있는 유·보 통합을 이뤄나가는 첫 발자국을 조심스럽게 내디딘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주려면 만 3, 4세 어린이에게도 5세와 동일한 정부지원이 확대돼야 한다.”

-사립유치원에는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가.

 “100년 동안 유아교육을 이끌어온 사립유치원은 공교육에 있어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만5세 무상교육이 공교육체제의 진입이라면 당연히 정부의 간섭이 예상된다. 2012년부터는 3~5시간 교육과정을 준수하라는 지시와 특성을 살려 실시하는 특성화 프로그램을 배제하라는 압력이 있다. 유치원교육이 획일화 되지 않도록 특성을 살린 교육의 다양성을 발전시켜나가도록 융통성 있는 행정이 요구된다.”

-내 아이에 맞는 유치원 선택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집에 가까운 유치원을 선택하면 좋다. 어린이들이 30~40분씩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다음으로 교육환경과 교육과정이 국가에서 제시한 수준을 고려해 준비되고 운영하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두 조건을 충족하면 선택에 있어 별다른 고민없이 안심하고 맡겨도 좋다고 생각한다.”

-영어교육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유아들의 영어교육 무엇이 정답인가.

 “영어는 언어교육이기 때문에 투자한 시간만큼 열매를 얻을 수 있겠지만 유아교육 안에서 영어교육이 주가 될 수는 없다. 어려서 맛본 음식을 성인이 되어서도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되는 것을 상기한다면 영어라는 외국어를 유아교육 시기에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아이디어를 찾아내야 한다. 세계를 무대로 일할 우리 아이들에게 소통의 도구를 갖게 해줄 필요가 있다.”

-연합회에서는 어떤 사업을 진행하고 있나.

 “연합회에 소속된 유치원은 천안 지역에 51곳이 있다. 8500여 명의 아이들을 맡아 가르치고 있다. 연합회에서는 학부모 요구에 부응하고 신뢰받는 유치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국가가 요구하는 질 높은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올해에도 연합회 주관으로 각 지역별로 미래의 꿈나무들을 담당하는 유치원 교사들의 능력계발을 위한 컨설팅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천안교육지원청과 함께 누리과정을 알리기 위한 예비학부모교육도 가진 바 있다.”

-천안 지역 유치원 수는 적당한가.

 “천안 지역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포화상태다. 반면 농촌지역 등 일부에서는 정원을 못 채워 경영난을 겪는 곳이 많다. 학교법인에서도 유치원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출산율은 점점 줄고 있는데 유아교육기관만 늘어나고 있어 우려가 크다. 선의의 경쟁을 하면 교육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과열경쟁으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소지 또한 크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학부모들에게 한 말씀.

 “유아기는 참으로 중요한 시기다. 특히 어린 나이에는 부모의 보살핌이 더욱 절실하다. 성공적인 삶과 행복은 따뜻한 가정 안에서 만들어진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수많은 정보에 노출된 젊은 부모들이 내 아이만을 특별하게 생각하게 되면 특별한 교육에 시선을 빼앗길 수 있다. 특별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가장 평범하지만 정상적이면서 기본에 충실한 교육기관인 유치원교육을 선택하라고 말하고 싶다.”

조춘자 회장 약력

천안 출신으로 복자여고와 숭의여전, 나사렛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울초롱유치원장을 거쳐 2002년 천안엔젤유치원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2009년 대교 눈높이 교사상 유아교육부문의 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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