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백화점 수수료 인하 연말까지 마무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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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사진) 공정거래위원장이 중소 납품업체에 대한 백화점 수수료 인하 문제를 연말까지 마무리짓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4일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 자리에서다. 김 위원장은 “조만간 1단계 인하안을 마무리하겠지만 매듭을 짓는 건 아니다. 백화점 수수료 실태를 조사하며 많은 문제가 발견됐기 때문에 연말까지 집중적으로 검토한 뒤 (백화점 업계에) 2단계 조치를 권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유통업계에 실질적인 동반 성장이 되게 하겠다. 의지는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9월 백화점 및 홈쇼핑·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와 “중소 납품업체에는 판매 수수료를 3~7%포인트 내리겠다”는 내용의 ‘상생 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후 백화점 측이 제출한 수수료 인하안에 대해 “실질적 효과가 거의 없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공정위 관계자는 7일 “3대 백화점으로부터 최종적인 수수료 인하 계획을 받아 평가작업을 대부분 마쳤다”며 “조만간 인하안을 1단계로 수용할 것임을 업계에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같은 날 동반성장위원회가 ‘2차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발표한 데 대해 “이미 2006년에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가 폐지됐다. 그때는 경쟁 체제에 맞지 않다고 본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의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이어 “정부 입장에서 말하기는 그렇고,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합의하는 건 좋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올 초 취임한 이후 물가 잡기에 주력해 온 그는 “우유 값 인상에 편승해 가격을 올리는 가공식품 업체들이 없는지 짚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유 값을 올리면 커피 값도 덩달아 올린다. 우유가 안 들어가는 아메리카노까지 올린다”며 “밀가루 값이 오르면 짜장면 값이야 오를 수 있지만 설렁탕 값까지 올라선 안 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행동대장’ 등의 별칭으로 다소 딱딱한 이미지를 상쇄시키려는 듯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물가안정과 동반성장 등 정권 이슈를 저돌적으로 수행해 가고 있다는 평가에 그는 “나는 저돌적이지 않다. 부드러운 남자다. 공주의 남자”라며 웃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7일 CJ그룹의 대한통운 인수에 대해 “경쟁 제한 우려가 없다”며 기업 결합을 조건 없이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측은 “국내 택배업 시장의 1위(대한통운)·2위(CJ GLS) 사업자의 기업 결합으로 시장의 집중도가 높아지긴 했지만 시장의 경쟁 여건을 살펴본 결과 문제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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