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의 마켓뷰] 중국 긴축완화 움직임 … 수혜주를 찾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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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그리스 정부의 좌충우돌과 이탈리아를 포함한 ‘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국가의 국채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이제 유럽 재정위기에 내성이 생긴 것 같다. 유럽 문제가 더 이상 돌발 악재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제 관심은 실질적으로 한국 기업의 이익을 좌우하는 중국 경기의 연착륙 여부다. 중국 경기와 관련한 불안심리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미국과 유로존 경기가 불투명해지면서 중국의 수출도 악화될 것이란 우려다. 둘째는 지방정부 부채 문제로 은행 부실이 심화되고, 이에 따라 금융시장 경색이 중소기업 도산으로 이어져 내수 경기에 부담을 주는 것이다. 마지막은 부동산 가격 하락이 금융 부실과 경기 악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다.

 하지만 내년 중국의 수출은 23% 전후의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18%)과 유럽(22%)에 비해 아시아(46%)로의 수출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또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유로존(1%)과 미국(2%) 경제의 성장이 예상되는 것도 수출에 긍정적이다.

 문제는 지방정부와 은행의 부실 가능성이다. 수출보다 중국의 성장에 더 큰 영향을 끼치는 고정자산 투자에 부담을 줄 수 있어서다. 지방정부의 부실화는 부동산 경기 하락과도 맞물려 있다. 리먼 사태 이후 중국은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썼다. 그러면서 지방정부의 재정은 악화되기 시작했다. 지방정부 채무의 약 79%는 은행 대출인데 그 만기가 올해와 내년에 걸쳐 도래한다. 이를 대비해 은행이 대출을 축소하고 지방정부가 세수 확대에 나서면서 그 피해가 중소기업을 비롯한 경제주체 전반에 미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정부의 채권 발행을 17년 만에 허용했다. 이를 감안하면 연말을 전후로 지불준비율 인하 등 본격적인 긴축 완화의 가능성이 커졌다. 지불준비율이 내려가면 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이 재개될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 초가 되면 부동산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도 시작하고 있다. 농촌과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개발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또 일부 도시의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한 안정대책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내수 확대방안이 발표됐다. ‘소비의 달’을 지정하고 홈쇼핑과 온라인쇼핑 발전을 촉진하는 걸 골자로 하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계획은 지난 9월 발표된 개인소득세 인하와 함께 내수 경기를 진작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동안 긴축정책으로 움츠렸던 중국 경제의 회복이 기대된다. 특히 화학과 철강, 내수와 관련된 음식료·화장품·유통·자동차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수혜를 생각할 때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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