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생명공학육성 실태: 일본

중앙일보

입력

일본도 다른 구미 선진국들에 못지않게 생명공학분야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본이 이번 게놈해독계획에 적극 참여한 것은 이를 잘 말해준다.

일본정부는 지난 5년동안 게놈해독작업에 이화학(理化學)연구소를 중심으로 약100억엔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결과 22번 염색체와 21번염색체의 해독작업은 각각 작년말과 지난 5월에 이미 완료해 놓고 있다.

일본정부는 인간게놈 해독을 오키나와(沖繩)주요국 정상회담의 의제에 올려 인류의 공동 재산으로서 국제협약의 추진방향, 유전정보에 의한 차별방지등을 토의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일본은 게놈연구의 진척과는 달리 컴퓨터를 구사한 생명과학분야와 신약의 개발력등에서 구미(歐美)에 비해 뒤떨어져 있다고 한탄한다.

일본정부는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오는 2004년까지 치매, 암, 당뇨병,고혈압, 알레르기성 질환등 주요 질병의 유전자 해명을 끝내고 이에 따른 `오더메이드(주문해서 만드는 것) 의료''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동시에 생명의 발생기능을 규명해 거부반응이 없는 자기회복능력을 이용한 뼈,혈관 등에 대한 재생의료의 실현에 박차를 가한다는 플랜도 마련해두고 있다.

일본정부는 금년도에는 게놈관련 연구분야에만 640억엔을 투입하고 염기(鹽基)배열의 개인차이에 대해 세밀한 조사에 들어갔다. 병에 걸리기 쉬운 체질이나 약에 잘듣는 체질등을 규명해 신약개발로 연결시키기 위한 것이다.

일본의 제약업계는 미 벤처기업 셀레라 제노믹스사등이 해독한 게놈정보를 적극 응용하려는데 자극을 받고 그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

이에 다케다(武田)약품공업은 셀레라와 신속히 제휴해 해독이 끝난 염기배열 데이터의 일부를 입수하기도 했다.

다케다는 검토 결과 셀레라의 데이터가 졸속으로 해독돼 틀린 것이 많다는 일부의 지적과는 달리 정밀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이 데이터를 토대로 신약개발의 속도를 앞당기겠다고 벼르고 있다.

또 다케다와 마루노우치(山之內)제약등 일본내 40개 제약회사는 월내에 공동연구조직을 결성, 미기업의 정보에 포함되지 않는 일본인 특유의 유전자 데이터를 수 집할 작정이다.

오사카(大阪)대학과 사가미(相模)중앙화학연구소등은 셀레라사등이 신약개발에 이용할 수 있는 해독데이터를 근거로 잇따라 특허를 가출원(假出願)하고 있는 것에 대항, 자체 연구 유전정보를 특허 출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본후생성도 미 식품의약청(FDA)이 신약 판매승인심사에서 게놈데이터를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주시하고, 일본의 제약기업에 미치는 영향등을 분석하고 있다.

일본에서 게놈정보의 활용은 단지 제약분야에만 그치지 않고 있다.

히다치(日立)제작소와 시마츠(島津)제작소, 올림퍼스 광학공업등은 병을 진단하는 검사장치등의 상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유전자 산업이 2010년에 일본내에만 25조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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