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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중문화 3차개방 영화계 반응

중앙일보

입력

정부가 26일 일본대중문화 3차개방 조치를 통해 '18세미만 관람불가' 영화를 제외한 모든 일본 영화에 대해 문호를 개방하고 나서자국내영화계는 향후 국내영화시장에 미칠 파장을 가늠해 보는 등 사태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있다.

영화계는 지금까지 일본 대중문화 개방이 우리 문화산업에 미친 영향이 정부측 설명대로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평가한 것 아니냐며 우려하는 기색들이다.

특히 올 상반기 일본영화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전년도의 0.7%에서 11.6%로 크게 뛰어오른 것으로 집계된 점을 들어 본격적인 일본 상업영화들이 쏟아져 들어오면 국내시장 잠식효과가 의외로 클 수도 있다며 걱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럴 경우 한국영화는 천문학적인 제작비가 투입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뿐만아니라 일본영화와도 힘겨운 흥행싸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영화제작자들은 입을 모았다.

김혜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정책연구실장은 "지난해 '불안한 활황세'을 보인 국내영화의 성장세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평가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축적하고 있는 일본영화의 개방폭을 확대한 것은 시기적으로 좀 이른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산업기반 구축을 위한 구조조정기를 거치고 있는 국내영화가 올 상반기 부진을 면치 못했다는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라며 "일본영화의 대폭개방은 심리적으로 국내영화인들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다른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한.일 양국의 영화 및 애니메이션 교류가 본격화할 토대가 마련됐을 뿐 아니라 실제 공동제작 등이 활발해짐에 따라 양국의 문화교류가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도 만만찮았다.

이런 가운데 물밑에서 일본영화 수입에 주력해온 영화 수입업자들은 전면개방이 불발에 그친데 대해 아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으며, 일부업자들은 극영화와 애니메이션의 사재기 경쟁의 후유증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이명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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