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재테크 이렇게] 투자환경 변화를 읽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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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엔 좀 재미를 봐야 할 텐데…. " 주식시장이 워낙 출렁거린 탓에 상반기에 돈을 날린 많은 투자자들의 한결같은 마음이다.

하반기의 성공적인 재테크를 위해 달라진 투자환경엔 어떻게 대처하고 주식 및 신상품 투자 전략 등 투자가이드를 마련했다.

하반기에는 채권시가평가제가 실시되고 기업 및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이 급류를 탈 전망이다. 또 내년부터는 예금자보호대상이 2천만원으로 줄어들고 금융소득종합과세도 시행된다.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고려해야 할 변수가 그만큼 많아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때일수록 전체적인 경제흐름을 읽고 투자대상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기업의 수익성도 따져야 하지만 성장률.경상수지.금리.환율 등의 변화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얘기다. 부동산 시장의 흐름이나 채권시장 동향도 챙겨봐야 한다.

◇ 경제지표는 아직도 투자자 편〓정부와 현대.LG 등 민간연구소들은 올 하반기 우리 경제가 6%대로 성장해 연간 8%선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가가 성장률과 비슷한 궤적을 그린다는 점에서 일단 좋은 재료다.

문제는 내년인데 현대경제연구원은 하반기에 기업.금융권 구조조정이 제대로 안될 경우 성장률이 5%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출감소로 경상수지 흑자가 줄 것을 걱정하는 투자자들이 많은데 전문가들은 현재 추세라면 흑자 감소폭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쪽이다.

L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의 김주형 상무는 "경상수지 흑자가 35억달러만 되면 외채이자를 갚고 적정 외환보유고도 유지할 수 있다" 고 전제, "하반기 기업들의 설비투자 감소로 수입수요가 줄 것을 감안하면 경상수지 흑자는 72억달러 정도" 라고 전망했다.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다소 주춤해지고 있어 하반기에 자본재 수입이 급증할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일본 경제가 회복기미를 보이고 미국 경제가 둔화하면서 엔화가 강세기조로 바뀌고 있어 국제수지 관리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도 1천1백원에서 1천2백원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외국인 주식자금 유입이 늘고 엔.달러 환율이 1백엔 아래로 떨어질 경우에는 원화 환율이 달러당 1천원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참고하는 지표인 금리는 등락은 있겠지만 대체로 연 8.5~10.8%(3년만기 회사채 기준)의 범위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SK증권 리서치센터 오상훈 팀장은 "정부 정책이 효과가 있어 3분기 중 자금경색이 해소될 가능성이 있고 금리는 현 수준보다 1%포인트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고 전망했다.

그러나 정부가 추가 공적자금을 조성할 경우 신규 국채 발행에 따라 일시적으로 금리가 오를 수도 있다. 굿모닝증권 리서치센터의 이근모 전무는 "국채 발행물량이 늘어 금리가 오르더라도 현재 채권에 대해 초과 수요가 있는 만큼 오름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 이라고 내다봤다.

주식투자자들은 채권금리가 크게 떨어져 주가가 오를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채권투자자의 경우도 직접 투자를 하기보다 금리가 어느 정도 오른 시점에서 시가평가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종합과세나 예금보호대상 축소를 의식한다면 분리과세가 되는 장기채를 미리 사두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 부동산 시장은〓부동산 전문가들은 투자목적으로 부동산(주택.토지)을 사는 일은 피하라고 권한다. 현재 정부가 마구잡이 개발 등을 이유로 준농림지를 폐지하는 등 잇따라 규제조치를 내고 있어 당분간 건설경기가 살아날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수석연구원은 "부동산가격 상승률이 시중 금리보다 낮은 데다 취득세.등록세 등 각종 부대비용이 5.5~6%에 달해 실질적인 수익률이 낮다" 며 "꼭 부동산 투자를 할 사람은 분양권 전매쪽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을 것" 이라고 밝혔다.

◇ 해외 변수도 챙겨봐야〓최근 급등세를 보이는 유가문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일부에서는 배럴당 40달러까지 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하는데 JP모건.WEFA.EIA 등 세계적인 전망기관들은 4분기 중 배럴당 23~26달러선에서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에 버금가는 변수가 미국 경제의 연착륙 여부다. 미 증시전문가들은 대체로 성공적인 연착륙을 위해 금융당국이 금리를 한차례 더 올릴 것이고 급격한 경기하강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주식투자 비중을 줄일 것을 권해 뉴욕 증시를 뒤흔들었던 골드먼 삭스의 애널리스트인 애비 조지프 코헨은 한차례 추가 금리인상을 전망하면서 "정보통신 관련 주식들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시티은행 등 금융주와 제약주의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모건스탠리의 분석가인 바톤 빅스는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들이 경기둔화 신호를 보냈다고들 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 이라며 "여름이 끝날 무렵 인건비 상승 등 인플레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할 것" 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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