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3, 실수 안 하는 지름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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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을 목전에 두고 서울 한영외고 한 학생이 방과 후 개인별 자습실에서 막바지 수능 실전문제 풀이 공부에 집중하고 있다.

“자주 실수한 문제들을 다시 보자.” 입시전문가들은 수능 시험일을 3일 앞둔 수험생들에게 실수를 줄일 것을 당부했다. 아는 내용이라며, 봤던 문제라며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문제가 요구하는 조건에 맞춰 풀어보라는 것이다.

언어

 읽기 비중이 가장 크다. 글 내용 파악하기, 글의 정보 활용하기, 글의 구조와 내용 재조직하기 등을 평가한다. 분석·추론·비판·창의력을 평가하는 문항들이다. 그 유형별로 질문 방식을 알면 문제를 보다 쉽게 풀 수 있다.

분석 문항 - 지문 읽으며 요구조건 파악하라

 분석 문항에서는 글의 사실 여부를 묻는다. 지난해 수능을 보면 ▶A와 B를 적절히 비교한 것은 ▶가~다의 공통점은 ▶글에서 언급하지 않은 것은 ▶글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글을 제대로 이해한 것은 ▶글의 서술상 특징으로 적절한 것은 등이 그 예다. 글의 정보 확인, 내용 요약, 연결과 전개 방법 등에 대한 파악 능력을 요구하는 문제다. 이 같은 질문들은 지문을 읽으며 문제와 선택지가 제시한 요구조건을 해결한다. 답의 비교·대조가 쉽고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문제 풀이가 수월하다.

추론 문항 - 문맥의 의미를 찾아라

 추론 문항은 글의 논리성이나 내용(보기 포함) 간의 관련성을 추리하는 능력을 요구한다. 지난해 수능에선 ▶(글에 대한) 당시 반응으로 보기 어려운 것은 ▶두 글(혹은 문장, 보기)의 관계를 적절하게 이해한 것은 ▶ 보기와 글을 적절하게 탐구한 것은 ▶글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등으로 물었다. 이는 문맥의 의미를 간파하는 것이 답을 찾는 지름길이다. 보기가 제시되면 지문과의 관련성을 파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비판 문항 - 지문과 보기의 연관성을 파악하라

 이 유형은 여러 준거에 따라 분석된 것을 지문에 적용해 적절성과 가치여부에 대한 판단을 요구한다. 문항은 ▶보기를 참고해 지문을 적절히 이해한 것은 ▶보기의 입장에서 글을 적절히 평가한 것은 ▶글을 바탕으로 보기를 적절히 이해한 것은 ▶화자와 같은 사람의 태도가 아닌 것은 ▶글을 읽은 후의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등으로 묻는다. 보기는 지문을 비판하는 기준이 된다. 이를 바탕으로 공통점·차이점 등 지문과 보기의 연관성을 파악하는 게 열쇠다.

창의 문항 - 대안을 모색하라

 제시한 상황과 조건에 맞춰 글을 재구성하거나 바꿔 표현하는 문제다. 지난해 수능에선 ▶시나리오로 각색할 때 (단어, 문장)의 처리방법에 대한 적절한 의견은 ▶채권가격과 금리 간 관계 그래프를 보고 A의 변화를 바르게 예측한 것은 ▶(단어, 문장)의 합성어 형성방법이 잘못된 것은 등으로 물었다. 이를 풀려면 바꿔 표현하기, 새롭게 생성하기, 각색 효과 내기 등으로 대안을 모색하는 사고력을 발휘해야 한다.

수리 - 겉과 속이 다른 문제 유형별 해결 규칙 찾아라

 수리영역에서 챙겨볼 문제는 첫인상과 체감도가 다른 문제들이다. 즉 풀기 전과 풀고 난 후를 비교했을 때 문항의 내용과 유형, 풀이조건 등이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달라지는 문제다. 예를 들어 처음엔 지수 문제로 알았는데 풀고 보니 방정식 문제이거나 수열이 아닌 삼각함수나 행렬인 것과 같은 문제다. 체감도가 바뀌는 문제는 눈으로 볼 땐 쉽다고 느꼈으나 정작 계산할 땐 풀이가 어렵거나 답을 틀리는 문제를 의미한다.

 이 같은 문제들이 최근 자주 출제되는 경향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대처하려면 문제가 어떤 구조로 변형되는지를 파악하고 유형별로 해결 규칙을 알아둬야 한다. 체감도가 달라지는 문제는 계산 오류인지, 개념을 잘못 이해했는지 등을 분석해 자신의 문제점을 재점검해야 한다.

무한등비급수, 합성함수의 극한값, 미분과 적분의 그래프 해석, 공간도형, 벡터 - 요구조건을 정보로 만들어 풀어라

 예를 들어 그래프나 도형과 관련된 문제의 경우 교점·극대(소)점·길이·각 등을 기입해 그래프와 도형을 명확히 다시 그려보면 문제를 푸는 실마리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입시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행렬, 수열, 극한의 진위, 새로운 정의(지표, 가수의 응용, 새로운 수열의 정의 활용) - 섣불리 추측하지 말라

 관련된 기본 특성을 배경지식만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 문제가 제시한 정의와 성질에 기초해서 풀어야 한다. 경우의 수, 순열, 조합, 행렬, 수열, 극한 등은 공식에 의존하지 말고 제시된 수를 하나하나 모두 세고 값을 일일이 대입하면서 숨어있는 규칙을 찾아야 한다. 번거롭지만 정답을 찾는 지름길이다.

외국어

빈칸 완성 문제 - 글의 대의를 찾아라

 외국어영역에서 수험생을 괴롭히는 유형이 빈칸 완성 문제다. 어법어휘 문제보다 오답률이 더 높을 정도다. 빈칸 완성의 출제유형을 보면 빈칸에 ▶단어나 구(절) ▶지문에서 가치가 가장 높은 정보(글의 전체를 꿰뚫는 핵심 사상, 주요 세부사항의 일부) 등을 채울 것을 요구한다. 이를 공략하는 법은 글의 대의(주제·요지·제목)를 파악하는 데 달렸다. 글의 주제나 요지와 관련 깊은 단어나 문장이 빈칸으로 출제되기 때문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빈칸의 앞·뒤만 보고도 문제를 풀 수 있게 출제하지 않는다. 따라서 빈칸이 속한 문장만 완성하는 데 몰입하거나 혹은 특정 어구를 찾거나 빈칸의 앞·뒤 문장만 엮어 문제를 해결하려면 함정에 빠지게 된다.

지문 독해 - 글의 대의를 파악하라

 대의를 파악하려면 글에서 반복되는 어구, 문단, 이미지 등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한다. 주제를 언급·강조하려면 주제와 관련된 요소들이 반복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복은 주제와 관련된 의미를 동의·반대·중복·포함 등 다양한 표현으로 열거한다는 뜻이다.

 대의를 추론하려면 글의 특정 부분만 골라 읽어선 안 된다. 특정 부분만 읽고 글 전체를 속단해서도 안 된다. 평가원은 글의 앞이나 뒤처럼 두드러진 위치에 주제 문장이 오는 지문을 사용하지 않는다. 반드시 전체를 읽어야만 문제를 풀도록 유도한다. 따라서 주제는 반복되므로 해석이 어려운 특정 문장에 매달리지 말고 글의 요지를 찾는 데 집중해야 한다.

 문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독해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글에서 문장과 단락의 중요도를 파악하는 것도 요지를 빨리 찾는 한 방법이다. 정확한 해석이 어려운 수험생은 EBS교재에서 다룬 지문들의 해석문을 반복해 읽으며 글의 내용과 전개에 익숙해지는 연습도 필요하다.

※도움말=(언어영역)경기고 이만석 교사 / (수리영역)서울 하나고 이동흔 교사, 강남청솔학원 박종수 진학상담실장(수리 강사) / (외국어영역) 경기도 한광여고 이아영 교사(EBS 강사), 티치미 한명선 수능외국어콘텐트개발팀장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 사진="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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