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보다 여가에 돈 쓸 때 더 행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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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소비생활에너지대상’을 받은 KB국민카드 지동현 부사장(왼쪽)과 시상자 유창조 한국소비자학회장.

국내 소비자들은 여가 생활 같은 놀이에 돈을 쓸 때 가장 큰 행복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경조사비를 내는 것 같은 ‘의례 소비’를 할 때엔 행복도가 제일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려대 성영신(심리학) 교수 연구팀이 조사전문 업체 닐슨컴퍼니 코리아와 함께 서울과 광역시의 20~59세 소비자 500명에게 설문한 결과다.

 성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4, 5일 전북 무주 덕유산 리조트에서 열린 ‘2011 소비자 분야 통합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성 교수 연구팀은 식료품 등을 사는 일상 소비, 놀이 소비, 재테크 등 9가지로 나누어 소비를 하는 데 따라 직접적으로 느끼게 되는 ‘행복감’을 조사했다.

 행복도는 -5점(가장 불행)에서 13점(가장 행복) 사이에서 측정했다. 그 결과 ‘놀이 소비’에 따른 행복 점수가 응답자 평균 7.77점으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공정무역 제품 등을 사는 ‘윤리 소비’(7.27), 취미 생활을 위한 ‘수집 소비’(7.15) 등의 순이었다.

 행복도가 제일 떨어지는 것은 ‘의례 소비’(5.5), 명품을 사거나 선물을 사는 ‘상징 소비’(6.21), 미래를 위한 ‘재테크 소비(투자 포함)’(6.56)의 순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중앙대 이진용(경영학) 교수는 “축의금과 부조를 내거나 선물을 할 때 상대적으로 행복도가 떨어지는 것은 ‘초라해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에 부담스러운 금액을 쓰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재테크 소비는 미래를 위한 준비이기는 하지만, 그로 인해 당장 현실에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고통을 참아야 한다는 점 때문에 점수가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한편 학술대회에서 KB국민카드가 한국소비자학회·한국소비자광고심리학회·한국소비문화학회·한국소비자정책교육학회가 공동 수여하는 ‘2011 소비생활 에너지대상’을 받았다. 올해 처음 제정된 이 상은 소비생활의 질 향상에 이바지한 기업에 주는 것이다. KB국민카드는 개인이 신용카드를 많이 쓴 업종에서 저절로 포인트가 더 많이 쌓이게 하는 ‘와이즈 카드’를 올 초 출시한 점 등을 인정받았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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