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서울마라톤] 부상 딛고 풀코스 완주 ‘아시안게임 금메달’ 지영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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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지영준(30·코오롱·사진)이 웃었다. 지난해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꼭 1년 만이다.

 지영준은 6일 중앙서울마라톤에서 풀코스를 완주했다. 기록은 좋지 않다. 2시간18분39초로 자신의 최고기록(2시간8분30초)보다 10분9초나 느렸다. 이헌강(21)·김재훈(22·이상 한국전력공사)에 이은 국내 남자 엘리트 부문 3위였다. 하지만 기록과 순위는 큰 의미가 없었다. 풀코스를 통증 없이 마쳤다는 게 중요했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시간11분11초로 금메달을 딴 지영준. 그는 올 8월 대구세계육상선수권을 다음 목표로 잡았다. 하지만 악재가 이어졌다. 3월 서울국제마라톤은 감기몸살로 포기했다. 4월 대구 국제마라톤은 허벅지 근육통으로 불참했다. 6~7월에는 마라톤 약물 파문에 휘말렸다. 무혐의로 결론이 났지만 재활과 훈련에 차질을 빚었다. 결국 8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에 참가하지도 못했다. 자존심에도 상처를 입어 한동안 식사도 하지 못했다. 재기를 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했다. 전문가들도 지영준의 완주 가능성에 물음표(?)를 달았다. 대회 당일까지 “지영준이 기권할 것”이라는 미확인 정보가 돌아다닐 정도였다.

 지영준이 돌아온 것은 5주 전이다. 내년 런던 올림픽을 위해 신발끈을 맸다. 중앙서울마라톤은 지영준의 새 출발을 알리는 신호다. 지영준은 “완주가 목표였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했다. 지영준은 16일 중국 쿤밍으로 전지훈련을 간다. 코오롱 정만화 감독은 “내년 봄까지 전성기의 컨디션을 회복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김종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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