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세이패시픽엔 A380 같은 큰 비행기 없다 …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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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슬로서(55·사진) 캐세이패시픽(Cathay Pacific)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초대형 항공기를 한 번 띄우는 것보다 비행기를 여러 번 운항하는 것이 고객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항공사협회(AAPA)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그는 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캐세이패시픽은 현재 129대의 항공기를 운항 중이나 초대형 항공기인 에어버스 A380은 없다. 95대의 비행기를 주문한 상태지만 역시 A380은 목록에 없다. 대형 항공사로서는 극히 이례적이다.

이에 슬로서 CEO는 “국제 비즈니스 도시인 홍콩이 기반이라 출장 승객이 많기 때문에 편리한 스케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출장자 입장에서는 낮이든 밤이든 자주 뜨는 비행기를 타고 싶지 큰 비행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캐세이패시픽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일하다 올 3월 CEO에 올랐다. 취임한 지 3개월 만에 큰 선물을 받았다. 6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발표한 ‘2010 세계 항공수송통계’에서 화물수송분야(FTK 기준) 1위를 차지한 것. 그는 “중국을 중심으로 항공 화물시장이 늘어 1위를 차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글로벌 경제 위기에도 2020년까지 중국발 항공 화물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3월 CEO 취임과 동시에 새롭게 선보인 비즈니스석도 그의 자랑에서 빠지지 않았다. 공간이 넓어진 동시에 새로운 자리 배치로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통로 가운데 있는 좌석 2개(Aisle)는 동료와 대화하기 편리하게 배치됐다. 동승자가 있는 출장자에게 안성맞춤이다. 반면에 창가(Window) 쪽은 홀로 여행하는 승객을 위해 바깥을 훤히 볼 수 있도록 좌석이 놓여졌다.

 캐세이패시픽은 일반석과 비즈니스석의 중간인 ‘프리미엄 일반석(Premium Economy)’을 내년 상반기에 선보인다. 1등석, 비즈니스석, 프리미엄 일반석, 일반석 등 4등급으로 좌석을 배치하는 것이다. 그는 “새로운 비즈니스석과 프리미엄 일반석은 2년 반 넘게 준비한 작품”이라며 “기존 항공사에서 볼 수 없던 편안함을 프리미엄 일반석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캐세이패시픽=1946년 미국인 로이 퍼럴과 호주인 시드니 칸초가 홍콩을 기점으로 세운 항공사. 세계 40개국, 151개 도시에서 운항하고 있다. 한국 노선에는 60년부터 취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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