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쏘였더니 실험 쥐 폐 딱딱하게 굳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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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현재 시중에 판매 중인 가습기 살균제의 사용 및 판매가 전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원인미상 폐(肺) 손상의 원인으로 가습기 살균제가 잠정적으로 지목된 데 따른 조치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4일 원인미상 폐 손상의 원인을 규명하는 실험 쥐 대상 흡입독성실험 경과에 따라 가습기 살균제 사용 중단을 강력 권고했다.

전병율 질병관리본부장은 “실험 쥐의 폐 조직에서 원인미상 폐 손상 환자와 동일한 폐 섬유화 현상(폐가 딱딱해짐)이 나타났다”며 “최종적으로 인과 관계가 입증된 제품에 대해서는 제품안전기본법에 따라 강제 수거 명령을 발동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흡입독성실험은 지난 9월 말부터 3개월 계획으로 진행되고 있다. 흡입실험은 실험 쥐 80마리를 20마리씩 4개 집단(시장점유율이 높은 살균제 3종을 흡입한 3개 집단과 흡입하지 않은 1개 비교군)으로 나눠 하루 6시간씩 주 5일간 살균제를 흡입하게 했다. 흡입 1개월 후에 진행된 1차 부검 결과에서 2개 제품을 흡입한 실험 쥐에서 병리학적으로 원인미상 폐 손상 환자와 같은 폐가 딱딱해지는 변화가 나타났다. 그동안 시중에 유통됐던 가습기 살균제는 총 13종이지만 실험공간으로 사용되는 흡입시설이 4개뿐이어서 일단 4개 집단만을 대상으로 실험이 이뤄졌다.

 질병관리본부는 폐 섬유화 정도나 세포 수준의 병변 형태 등 구체적인 병리학적 판독과 전문가 검토를 거쳐 다음주 중에 문제 성분을 포함한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시중에 판매 중인 나머지 제품들에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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