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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 2000] 두 특급 미드필더의 빛과 그림자

중앙일보

입력

숨가쁜 세대교체를 보여주고 있는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는 노병 게오르그 하지(루마니아)를 버리고 루이스 피구(포르투갈)를 택했다.

피구와 하지는 데이비드 베컴(잉글랜드)과 함께 이번 대회 최고의 미드필더 자리를 다투던 선수들.

25일(이하 한국시간) 시작된 준준결승에서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포르투갈의 2골을 모두 어시스트, '투르크 전사들' 터키를 2-0으로 무너뜨려 최고의 찬사를 받은 반면 하지는 이탈리아의 견고한 수비를 뚫지 못해 루마니아의 탈락과 함께 쓸쓸히
대표팀 유니폼을 벗었다.

스페인명문 FC 바르셀로나에서 활약중인 피구는 세계 10대 선수로 꼽히는 슈퍼스타로 지난 91년 19세의 나이로 대표팀에 선발될 만큼 일찌감치 천재성을 인정받았다.

현란한 드리블과 송곳같은 패스, 강력한 프리킥을 갖춘 피구는 루이 코스타, 사핀투, 누노 고메스로 이어지는 포르투갈의 막강 공격진을 진두지휘하며 4강진출의 일등공신이 됨과 동시에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피구는 잉글랜드와의 첫 경기에서 역전승의 시발이 된 30m 중거리 슛을 성공시켰고 루마니아 전에서 종료직전 결승골로 연결된 절묘한 프리킥을 보여준데 이어 터키전에서는 어시스트 2개를 기록하는 등 `만능선수'의 전형을 보여 주었다.

대표팀을 떠난 하지 역시 설명이 필요없는 `마라도나이후' 최고의 미드필더.

17년간 국가대표로 뛰며 루마니아의 `축구대통령'으로 불렸던 하지는 지난 5월 소속팀인 갈라타사라이(터키)를 유럽축구연맹(UEFA)컵 우승으로 이끌면서 `노병의 힘'을 보여주었지만 4강진출 실패로 피구에게 최고 미드필더의 명예를 양보해야 했다.(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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