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업계 실명제 바람

중앙일보

입력

유니텔은 지난 19일부터 각 부문의 콘텐츠 기획.운영 담당자의 이름과 e-메일 주소를 메인 화면 오른쪽 아래에 공개하고 있다.

유니텔은 "정보의 신뢰도를 높이고 네티즌의 요구와 문의사항에 일대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콘텐츠 제작자의 실명을 공개했다" 고 밝혔다.

인터넷 업계에 실명제 바람이 불고 있다. 실명.비실명 등 수많은 네티즌이 접속하는 인터넷의 특성상 콘텐츠 제작자를 밝히지 않는 인터넷 업계의 관례가 무너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실명.비실명 가리지 않고 회원에 가입시키던 업체들이 실명회원 위주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미팅.커뮤니티 사이트인 네오프랜드(http://www.neofriend.com)는 지난 5월 회원에 가입할 때 가명을 쓰거나 자기소개를 거짓으로 입력하면 회원가입 자체를 거부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네오프랜드의 차승은씨는 "원조교제 등 미팅사이트에 대한 사회적 우려를 사전에 막고 철저한 회원관리를 하기 위해 회원 실명제를 실시했다" 면서 "비실명 사이트와 달리 회원들의 신원을 믿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반응이 좋다" 고 말했다.

인터넷 채팅 업체인 하늘사랑(http://www.skylove.com)은 지난 3월 주민등록 검사기와 실명확인 프로그램을 이용, 13만7천여명의 불량 회원을 삭제했다. 하늘사랑은 이에 따라 당시 4백73만여명에 달하던 회원이 4백60만명으로 줄었다.

하늘사랑의 김자경 차장은 "회원수는 적더라도 정확한 DB가 마케팅을 하는 데 유리할 것 같아 불량회원을 정리했다" 면서 "이런 작업을 한 후 오히려 회원 DB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져 좋은 조건으로 투자를 받았으며 광고유치도 잘 되고 있다" 고 말했다.

유니텔의 포털사이트인 웨피 (http://www.wepy.com)도 최근 대화방 이용자 실명제를 도입, 연령별로 나누어져 채팅을 할 때 채팅 이용자의 성별.나이가 표시되도록 해놓았다.

이렇게 실명가입자 위주로 회원을 모집하려는 업체가 크게 늘자 회원의 실명 여부를 확인해 주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신용정보팀의 이종덕씨는 "최근까지 PC통신업체를 비롯해 네띠앙.네오위즈.드림라인.네이버컴 등 38개 업체의 회원에 대한 실명 여부를 확인해 주었는데 이달 들어 와와컴 등 무려 10개 업체가 회원 실명 확인을 의뢰하는 등 회원을 실명 위주로 전환하는 업체가 크게 늘고 있다" 고 말했다.

회원을 받을 때 실명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무조건 회원에 가입시키던 인터넷업체들이 최근 실명제로 방향을 바꾸는 이유는 확실한 회원DB만이 탄탄한 수익모델의 기반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띠앙(http://www.netian.com)의 이종혁 팀장은 "실명제를 하면 전자상거래 등 수익사업을 하는 데 크게 유리하고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한 타깃 마케팅에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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