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같잖은 게 대들고 … 패버리고 싶다” … 난타당한 ‘홍준표 막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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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원희룡 최고위원(왼쪽)이 2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홍준표 대표를 힐끗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생들과 ‘타운 홀 미팅’에서 ‘막말’을 쏟아냈던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2일 당 회의에서 강도 높은 비판을 받았다. 최고위원들의 질타를 받은 홍 대표는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홍 대표는 지난달 31일 서울 서교동 홍익대 앞 호프집에서 대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품위 없고 저속한 말들을 여러 차례 뱉었다. 자신을 비판하는 일부 당내 인사에 대해 “꼴같잖은 게 대들고, X도 아닌 게 대들고…. 패버리고 싶다”고 했고 “이대(이화여대) 나온 전여옥 의원을 보면 ‘내가 이대 계집애들 싫어했다’고 말한다”는 말도 했다.

▶<본지 11월 1일자 50판 2면·사진>

 1일 당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친박근혜계인 유승민 최고위원은 “어제 중앙일보 기사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서울시장 선거에 참패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 당 대표가 젊은이들의 대화를 경청하는 자리에 가서 어떻게 막말을 할 수 있는지, 그것이 당에 어떤 해를 끼치는지 정말 반성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퇴진을 주장해 온 원희룡 최고위원은 “네티즌이 저에게 ‘정말 뭐 같지 않은 사람들이 대들어서 패버리고 싶은 사람이 누군인가’라고 물어오는데 저는 ‘우리 대표님은 절대 그럴 분이 아니다’고 답한다”고 말했다.

 두 최고위원이 발언한 뒤 회의는 비공개로 바뀌었고, 그 자리에서 홍 대표는 사과했다고 김기현 대변인이 전했다. 홍 대표는 ‘꼴같잖다’는 발언에 대해 “울컥하는 마음으로 말한 것인데 죄송하게 됐다. 정중하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한다. ‘이대 계집애들’이라고 한 데 대해선 “특정 대학 학생을 대학 때 4년 내내 싫어했다는 경험을 직접화법으로 설명했던 것인데 전달 과정에서 오해가 생겼다. 어쨌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서울시장 패배 순간, 홍준표 “아이쿠 내년 큰일”

홍 대표는 이날 밤 백지연의 끝장토론에 출연해서는 “깡패 잡는 강력부 검사를 오래 해 말이 거친 경우가 많다”고 거듭 사과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가 확정된 순간 어떤 생각이 들었느냐’는 질문엔 “아이쿠 내년에 큰일 났구나 싶었다”며 “하지만 임기 말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배신하는 것은 배신의 정치며 그런 것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신용호·조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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