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과 ‘타운 홀 미팅’에서 ‘막말’을 쏟아냈던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2일 당 회의에서 강도 높은 비판을 받았다. 최고위원들의 질타를 받은 홍 대표는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홍 대표는 지난달 31일 서울 서교동 홍익대 앞 호프집에서 대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품위 없고 저속한 말들을 여러 차례 뱉었다. 자신을 비판하는 일부 당내 인사에 대해 “꼴같잖은 게 대들고, X도 아닌 게 대들고…. 패버리고 싶다”고 했고 “이대(이화여대) 나온 전여옥 의원을 보면 ‘내가 이대 계집애들 싫어했다’고 말한다”는 말도 했다.
1일 당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친박근혜계인 유승민 최고위원은 “어제 중앙일보 기사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서울시장 선거에 참패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 당 대표가 젊은이들의 대화를 경청하는 자리에 가서 어떻게 막말을 할 수 있는지, 그것이 당에 어떤 해를 끼치는지 정말 반성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퇴진을 주장해 온 원희룡 최고위원은 “네티즌이 저에게 ‘정말 뭐 같지 않은 사람들이 대들어서 패버리고 싶은 사람이 누군인가’라고 물어오는데 저는 ‘우리 대표님은 절대 그럴 분이 아니다’고 답한다”고 말했다.
두 최고위원이 발언한 뒤 회의는 비공개로 바뀌었고, 그 자리에서 홍 대표는 사과했다고 김기현 대변인이 전했다. 홍 대표는 ‘꼴같잖다’는 발언에 대해 “울컥하는 마음으로 말한 것인데 죄송하게 됐다. 정중하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한다. ‘이대 계집애들’이라고 한 데 대해선 “특정 대학 학생을 대학 때 4년 내내 싫어했다는 경험을 직접화법으로 설명했던 것인데 전달 과정에서 오해가 생겼다. 어쨌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서울시장 패배 순간, 홍준표 “아이쿠 내년 큰일”
홍 대표는 이날 밤 백지연의 끝장토론에 출연해서는 “깡패 잡는 강력부 검사를 오래 해 말이 거친 경우가 많다”고 거듭 사과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가 확정된 순간 어떤 생각이 들었느냐’는 질문엔 “아이쿠 내년에 큰일 났구나 싶었다”며 “하지만 임기 말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배신하는 것은 배신의 정치며 그런 것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신용호·조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