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시카고 화이트삭스 돌풍의 원동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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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이 개막되기 전 메이저리그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막강 타력으로 무장한 클리블랜드의 6년 연속 지구 우승에 별다른 이의를 달지 않으며 아메리칸 리그 중부 지구 판도에 큰 변화를 예측하지 않았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대해서는 뛰어난 유망주들로 구성되어 있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주기는 했지만 클리블랜드의 벽을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실제로 뛰어난 유망주들로 구성된 타선은 작년 시즌의 놀라운 활약으로 어느 정도 검증을 받기는 했지만 투수력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점들을 표시하고 있었다.

연패를 끊어줄 확실한 에이스의 부재와 주력 투수들인 마이크 시롯카와 제임스 볼드윈이 비록 작년 시즌에 10승 이상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높은 방어율 때문에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고 보기 어려웠고 킵 웰스, 존 길란드, 짐 파크 등의 유망주들도 확실하게 검증이 안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전체적인 전력에서도 5할 승률을 유지하며 중부지구에서 다크호스 정도로 평가받으며 유망주들의 성장이 두들어질 2-3년 후를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시즌이 시작되면서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놀라운 전력을 드러내며 승승장구하며 거센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팀 전체 연봉이 3100만불(전체 26위)에 불과한 시카고는 21일 현재 45승 25패를 기록하며 승률 6할이 훨씬 넘는 놀라운 성적을 유지하며 메이저리그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특히 6월 들어서는 6연승과 8연승을 질주하며 15승 3패를 기록하는 초고속 상승세를 유지하며 클리블랜드를 멀찌감시 따돌리고 독주하고 있다.

시카고의 돌풍의 원동력은 타력과 선발진 그리고 불펜진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안정된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타선에서는 프랑크 토마스의 부활이 첫손가락으로 꼽히고 있다.

작년 시즌 15홈런과 77타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이름에 흠집을 남겼던 토마스는 올시즌 완전히 부활, 거의 전 경기에 출장하며 3할 2푼 4리의 고타율과 17홈런 57타점으로 팀타선의 핵으로 자리잡고 있다.

토마스의 이러한 활약은 매글리오 오도네즈, 폴 코네코, 카를로스 리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중량감을 한층 더 실어주고 있다.

특히 토마스는 성적 뿐만이 아니라 팀의 리더로서 젊은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는 팀타선을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더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주전 유격수 자리에 마이크 카루소 대신 호세 발렌틴을 기용했다는 점이다.

작년 시즌 시카고는 3루수와 유격수 자리가 불안한 수비력으로 인해 내야진의 구멍으로 큰 골치거리로 대두됐었다.

시즌 개막 전에 밀워키에서 트레이드 되어 온 발렌틴은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카루소보다는 안정된 수비력을 선보였고 덩달아 3루수 그렉 노튼도 향상된 수비력을 선보여 내야진의 안정을 가지고 왔다.

더구나 발렌틴은 2번 타순에 포진해 찬스 메이커로서 중심타선과의 연결 고리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으며 12개의 홈런으로 기대치 않았던 파워까지 선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레이 듀램, 카를로스 리, 매글리오 오도네즈, 폴 코네코 등이 이제는 더 이상 유망주가 아니라 확실한 중심타선으로 성장해 변함없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시카고는 올 시즌 426득점을 기록하며 팀득점에서 리그 2위를 달리고 있으며 홈런과 타율에서도 리그 상위권에 유지되어 있다.

오도네즈와 코네코는 토마스와 더불어 확실한 해결사 노릇을 하고 있으며 카를로스 리도 50타점을 넘기며 중심 타선의 위력을 배가 시키고 있다.

듀램은 팀내 득점 1위를 기록하며 톱 타자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으며 그렉 노튼과 크리스 싱클톤도 하위타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있어 전체적인 타선이 상당한 짜임새를 유지하고 있다.

투수진에서는 일약 팀의 에이스로 자리잡은 제임스 볼드윈의 활약이 단연 돋보인다.

타선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토마스는 어느 정도 활약이 예상되었지만 볼드윈의 활약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

볼드윈은 96시즌부터 4년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했지만 높은 방어율 때문에 큰 기대를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올시즌은 팀내 최다승인 10승을 기록하며 방어율도 3.11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볼드윈의 활약이 돋보이는 것은 팀이 5월 초 3연패와 4연패를 당하며 지구 선두 자리를 위협받을 때 모두 볼드윈이 팀의 연패를 끊어 주며 팀이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었다는 점이다.

올시즌 화이트삭스가 4연패 이상을 기록한 적이 없는 것도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잡고 있는 볼드윈의 활약이 절대적이다.

밀워키에서 트레이드 되어온 칼 엘드레드의 활약도 인상적이다.

작년 시즌 2승과 7점대의 방어율을 기록, 올 시즌 활약에 회의적이었으나 현재 8승을 기록하며 팀내 제 2선발로 매우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마이크 시롯카, 짐 파크가 6승과 7승을 올리며 안정된 로테이션을 유지하고 있으며 제 5선발 킵 웰스도 4승 5패로 나름대로 괜찮은 성적을 올려주고 있어 팀에 많은 힘이 되고 있다.

이처럼 시즌 개막 전에는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선발진이 팀의 45승 가운데 35승을 책임지며 팀방어율 4.28로 리그 2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불펜진의 선전 또한 시카고 돌풍의 일등공신이다.

올시즌 불펜진의 변화라면 작년 5승 28세이브를 거두며 마무리 투수로서 기대 이상의 몫을 해냈던 밥 하우리를 셋업맨으로 돌리고 경험이 풍부한 키스 폴크를 주전 마무리로 기용한 점인데 이것이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작년 2점대의 방어율을 유지하며 안정감을 주었던 폴크는 올시즌 1.83의 방어율과 16세이브를 기록하며 블러운 세이브가 2개에 불과할 정도로 확실하게 뒷문을 단속해 주고 있다.

밥 하우리, 빌 시몬스, 켈리 원시가 중심이 되는 계투진 또한 효과적인 투구로 마무리 투수 폴크까지 이어주며 팀의 리드를 확실하게 지켜주고 있다.

투타의 균형잡힌 전력을 유지하고 있는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돌풍의 단계를 넘어서서 이제는 메이저리그 강자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어쩌면 뉴욕 양키스나 애틀란타 같은 전통의 강호에게 집중되어 있는 메이저리그의 관심사가 시카고 화이트삭스에게 돌려지고 있으며 올 시즌 강력한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로 부상하며 야구 팬들에게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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