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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사이코'등 화제작 별 호응 못 얻어

중앙일보

입력

이번 주는 근래에 보기 드물게 16세 이하 관람불가(우리나라로 따지면 미성년자 관람불가) 판정을 받아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메리 해론 감독의 〈아메리칸 사이코(American Psycho)〉나 또 다른 뤽 베송 제작영화 〈댄서〉등이 새로이 개봉했지만 관객들에게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덕분에 코미디에 인색하기로 유명한 르몽드마저도 "코미디와 멜로의 경계에서 별다른 무리없이 이야기를 잘 처리했다"는 평을 한 제라르 주노의〈신인 여자 배우상(Meilleur Espoir feminin)〉은 2주동안 50만 이상을 동원하면서 1위를 지켰다.

〈아메리칸 사이코〉나 〈댄서〉가 각각 3, 4위로 개봉한 것 외에는 지난 주와 거의 변동이 없다. 바캉스가 시작되는 다음 주 이후에나 〈글라디에이터〉나 〈미션 임파서블2〉, 〈패트리어트〉등이 개봉하여 여름시즌 흥행을 가리게 되어 아직까지는 별다른 흥행 화제작은 없다.

메리 해론 감독의 〈아메리칸 사이코〉는 월 스트리트에서 전형적인 여피적 삶을 사는 패트릭의 엽기적 살인행각을 그린 영화로 올해 선댄스 영화제에 소개되어 상당한 관심을 모았으며 부천 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도 선정된 영화다.

르 누벨 옵세르바떼르는 "원작의 피로 물든 원작의 내용들을 적절히 배제하여 블랙 유머적 요소를 잘 살렸다"라고 했다. 하지만 다른 언론들의 반응은 소문보다는 덜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르 뿌엥은 "너무 외향에 치중한 나머지 감독은 자신의 주제에 희생양이 돼 버렸다"며 주인공의 정신분열증에 대한 아무런 물증을 제시하지 않은 점을 비난했다.

실제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동명소설을 영화로 만든 것으로 감독 메리 해론은 이미 96년 〈나는 앤디 워홀을 쏘았다(I Shot Andy Warhol)〉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으며, 주인공 패트릭역의 크리스쳔 베일은 스필버그의 〈태양의 제국〉의 꼬마 주인공이었다.

뤽 베송의 새로운 제작영화인 〈댄서〉는 〈제5원소〉나 〈잔다르크〉에서 조감독을 맡았던 프레드릭 가르송을 내세워 만든 댄스영화다. 브로드웨이를 중심으로 벙어리 댄서의 성공담을 그린 이 영화는 다른 뤽 베송의 영화와 같이 영어로 작업하여 "또 다른 무국적" 영화를 만들었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주간지 피가로 스코프는 "〈댄서〉는 댄스영화로서 전혀 새로울 게 없다"라는 비난을 했고, 프르미에 역시, "미숙한 영화"라고 일축했다.

며칠 전〈젯 셋〉이라는 영화가 개봉했다. 작년 세자르 상을 석권했던 〈비너스 보떼〉의 남자주인공 사무엘 르 비한을 다시 주인공으로 내세운 코미디이다. 역시 코미디 배우 출신인 “파비앙 옹뜨니앙뜨 감독은 이 영화로 자신의 스타일을 구축했다"라는 그런데로 괜찮은 평을 얻었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다음 주에 자세히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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