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사람] 재미 벤처기업인 마이클 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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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벤처기업들은 조급증에 걸려 있는 것 같습니다."

전자상거래 관련 세미나 참석을 위해 최근 한국을 찾은 재미 벤처기업인 마이클 양(한국명 양민정.38)이 지적하는 한국 벤처기업의 문제점이다.

아주 특수한 일부의 성공 신화에 빠져 ''빨리 빨리'' 회사를 만들어 코스닥에 등록하겠다는 욕심으로 과속을 일삼는다는 설명.

그는 "벤처기업 경영은 에베레스트산을 등정하는 것처럼 충분한 답사.준비가 필요하다" 며 "사업 아이디어와 기술을 완벽히 갖추고 시장조사 등을 충분히 한 뒤 체계적으로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고 말했다.

최근 미국 시장 동향에 대해서는 "과거에는 인터넷 기업이 환영받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 벤처캐피털의 투자가 깐깐해졌고, 기술이 없으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한국 벤처기업들도 단순 서비스보다는 핵심 기술로 승부해야만 정글과 같은 벤처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클 양은 자신이 창업한 쇼핑몰 가격비교 사이트 마이사이먼(http://www.mysimon.com)을 지난 1월 세계적인 온라인 뉴스서비스업체인 시넷(Cnet)에 7억달러(약 7천8백억원)에 팔아 화제를 모았던 인물. 1976년 14세 때 미국 실리콘밸리 본고장인 새너제이로 이민가 UC버클리에서 전자공학(학사)을, 컬럼비아대학원 컴퓨터학(석사)을 공부한 뒤 UC버클리 경영대학원을 마쳤다.

이후 제록스 팔로알토 연구소.삼성아메리카 등에서 근무하다 마이사이먼을 창업해 인터넷 쇼핑몰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그가 마이사이먼을 팔아 손에 쥔 돈은 1억2천만달러(약 1천3백37억원). 98년 2만5천달러로 사업을 시작, 2년만에 엄청난 돈을 번 셈이다.

그러나 땀흘려 키운 회사를 다른 사람에게 팔 때는 "자식을 넘기는 것같아 가슴이 쓰렸다" 고 말했다.

마이클 양은 최근 실리콘밸리에 ''넷지오'' 라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를 설립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그는 "넷지오를 세계적인 인터넷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로 키우고 한국의 우수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도 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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