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 날려버린 컴플렉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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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4월 6일 애리조나 전. 박찬호는 애리조나 4번타자 맷 윌리암스에게 몸쪽 위협구를 던졌다. 이에 윌리암스는 지나치게 민감한 모습을 보였고 박찬호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 후 박찬호는 흔들렸다. 시범경기에서 방어율 1위를 기록하며 사이영상의 유력한 후보로 지목됐던 박은 다음 애리조나 전에서 트래비스 리에게 생애 첫 만루홈런을 허용했고, 4월 26일 세인트루이스 전에서는 페르난도 타티스에게 치욕의 한이닝 2개의 만루홈런을 맞는다.

애리조나와의 악연은 올시즌에도 계속됐다. 첫 6경기에서 3승 2패로 비교적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던 박은 5월 8일 뱅크원 볼파크에서 벌어진 애리조나 전에서 3.1이닝동안 9안타 8실점을 하는 수모를 다시 한번 당한다.

이번 박찬호의 완벽투는 데뷔 이래 4번의 선발등판에서 한번의 승리도 기록하지 못한 채, 2패 7.53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던 애리조나를 상대로 얻어낸 것이라는 데 의의가 컷다.

완투승의 의미도 다르다. 지금껏 120번의 선발출장에서 단 3번의 완투승을 기록한 박는 그동안 자신있어 했던 시카고 커브스 등이 아닌, 내셔널리그 최강팀 중의 하나인 애리조나를 상대로 했기 때문이다.

아직 갈길은 멀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박찬호에게 20승과 사이영을 향한 확실한 해법을 보여준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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