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클릭! 애널리스트 보고서] PBR로 본 코스피, 그리고 매력적인 업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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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영
IBK투자증권 연구원

국내 증시가 대내외적 부담을 덜고 반등하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의 고용 및 소매판매 지표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 덕분이다. 유럽의 재정 위기 관련 문제들도 해결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코스피지수의 상승 추세는 최근 저점을 확인한 후 반등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제 관심사는 증시가 과연 어느 선까지 회복할 것인가, 그리고 어떤 업종의 반등 폭이 클 것인가로 쏠린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코스피지수는 올 4분기 중 최고 1950포인트까지 ‘미니 랠리’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근거는 2008년 이후 코스피가 그려온 PBR(주가순자산비율) 추이로 살펴본 밸류에이션 측정이다. PBR은 현재 주가가 해당 기업의 주당순자산과 비교해 어느 정도 높은가를 보여주는 지표로, 그 게 1이면 주가가 해당 기업의 자산을 팔아 얻을 주당 청산가치와 일치할 것이란 의미다.

 현재 코스피의 PBR은 1.14배 안팎으로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시장이 쇼크에서 벗어났던 2009년 3분기 이후 올 1분기까지의 흐름에서는 최저치로 떨어졌다. 증시의 장기 추세로 볼 때 지금의 주가는 순자산 가치 대비 분명한 저평가 상태다. 과거 PBR 레인지에 기초한 코스피 반등 목표치는 1차로 1850이며, 2차는 1950을 제시한다.

 그러면 어떤 업종이 시장의 반등을 선도할 수 있을까. 현재 업종 PBR을 과거 3분기 평균 PBR과 비교해 본 결과 가장 많이 떨어져있는 업종은 화학·정유·조선·증권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반도체장비 업종의 경우는 과거 평균 PBR보다 현재 PBR이 다소 높아 추가 상승 여력이 낮아 보인다. 하지만 2008년 리먼사태 이후 이익 정상화 과정에서 가장 산승 탄력이 높았던 업종이 반도체장비 업종이었던 점에서 최근 상승 추세를 당분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통신서비스와 유틸리티(전력·가스 등)의 경우 PBR이 역사적 저점 수준까지 떨어져 있지만 상승 여력은 크지 않아 보인다. 최근 강화되고 있는 정부의 가격 규제 조치에 민감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물가 오름세가 완화돼 요금 인상이 가능할 시점을 기다려야할 것 같다.

 얼마전까지 글로벌 증시는 호재보다 악재에 더 과민하게 반응했다. ‘노시보 효과’(진짜 약을 줘도 환자가 불신하면 약효가 나타나지 않는 현상)에 비유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제 증시는 ‘플라시보 효과’(가짜 약을 줘도 환자가 진짜로 믿어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과 같은 순조로운 흐름이 예상된다. 플라시보 효과의 근거는 상품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구리가격이 반등했다. 구리는 산업 전반에 쓰이는 필수 원자재로 글로벌 경기흐름을 민감하게 반영한다.

 채권시장에서도 긍정적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월 1.92%까지 하락했넌 미국의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최근 2.2%선까지 반등했다. 경기침체에 대한 경계가 완화됐음을 의미한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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