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가, 회생위한 외부지원 모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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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비디오게임 업계에서 패배한 것으로 보이는 세계 제3위의 비디오게임 업체 세가 엔터프라이스사가 일부 대형업체들의 도움으로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아시아 월스트리트 저널지에 따르면, 세가 엔터프라이시스사는 비디오게임 업계 선두주자 소니와의 치열한 경쟁에 뒤쳐지지 않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자사의 인터넷 게임기인 드림캐스트 비디오게임 기술을 다른 회사가 사용할수 있도록 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다.

세가는 또한 드림캐스트를 강화시킬 첨단 칩과 기타 인터넷 장치 생산을 위한합작업체 설립에 관해 미국, 일본, 유럽의 반도체 회사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합작업체는 빠르면 오는 10월 초순 가동에 들어가 이 칩과 드림캐스트 머신의 기타 핵심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가는 이같은 계획이 성공하게 되면 음악에서 영화, 게임에 이르기까지의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개발에 사용될, 간편한 `인터넷용품''을 만들기 위한 세계적인 경쟁을 가속화하게 된다.

세가는 이러한 계획을 통해 자사의 위상을 온라인 게임 개발자이자 인터넷 장치를 만드는 회사에 대한 게임 관련기술 제공자로 재정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리마지리 쇼이치로 세가 부회장은 전화인터뷰를 통해 "장래의 게임기는 기계하나에 모든 기능을 담는 셋 탑 박스가 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세가의 역할은많은 기능중의 하나를 담당하게 돼 혼자서는 이를 해낼 수가 없기 때문에 합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가는 이미 자동차회사, 하드웨어 메이커, 위성 TV 및 케이블TV 공급자를 포함한 잠재적 면허생산 업체들과 협상을 하고 있다. 세가가 추진중인 `칩과 라이선스''사업의 자본금은 1억 달러이며, 세가가 35%의 지분을 차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리마지리 부회장은 타사가 자사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협상이진행중이고, 칩 생산업체들과의 기술 합작사업에 관한 협의도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세가는 이 합작사업의 소액주주가 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그 액수와 합작 파트너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세가의 계획은 소니의 비디오게임 부문 전담회사인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가자사의 게임기인 `플레이 스테이션2'' 기술을 내년부터 다른 회사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발표에 뒤이은 것이다.

세계 비디오게임업계의 선두주자인 소니 컴퓨터는 핵심적인 `플레이 스테이션2''제공환경(플랫폼)을 케이블 TV 셋 톱 박스에서 디지털 TV에 이르기까지의 인터넷 가능 장치의 주동부문으로 내장시킬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세계의 주도적인 비디오게임 메이커들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가 `X-Box''라는 인터넷 가능 게임기로 내년부터 비디오게임 시장에 뛰어들기 전에시장에서 발판을 마련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

제2위의 비디오게임 메이커인 일본 닌텐도사는 자사 기술의 면허 생산 계획을발표하지 않고 있으나 경쟁업체들은 닌텐도에 자신들의 전례를 따르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는 형국이다.

소니와 세가는 각자의 게임기 플랫폼을 다른 하드웨어 메이커에 공개함으로써신속하게 유리한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의 토대를 구축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IBM이 지난 80년대에 개인용 컴퓨터 산업을 탄생시킨 것과 매우유사하다.

IBM은 당시 처음으로 재고부품을 사용하는 개인용 컴퓨터를 제조함으로써 복제품 업체들이 IBM 호환기종으로 시장을 확대시킬 수 있도록 했다.

이리마지리 부회장은 지난 주 미국에 이어 이번 주에는 유럽을 방문해 자사의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15개 회사측과 면담했다.

그는 이들 회사와의 논의가 초보적인 것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불투명하다"면서 논의 중인 회사 이름을 밝히는 것을 거부했다.

그러나 이번 논의에 정통한 한 인사는 세가가 NEC, 히타치 등 국내업체 외에 네덜란드의 필립스, 프랑스-이탈리아 합작 칩 메이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영국의이미지네이션 테크놀로지스 등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가는 지난 98년 웹에 접근할 수 있는 첨단 128비트 짜리 드림캐스트를 처음출시, 초반에는 시장을 선도했고 작년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도 증가했으나 핵심부품의 부족에다 금년 들어 `플레이 스테이션2''의 출시로 국내시장에서 드림캐스트 판매가 하락했다.

세가는 드림캐스트의 판매부진으로 지난 해 3억9천800만 달러의 순적자를 기록3년 연속 적자를 냈다. 세가는 자사가 운영하는 인터넷 서비스 등록자에 대해 드림캐스트의 콘솔을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8월부터는 미국에서의 드림캐스트 판매가 늘어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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