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B2C 기업 외면

중앙일보

입력

기업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인터넷 등사이버 공간에서 제품을 판매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고객간(B2C) 전자상거래에 대한 벤처 캐피털 투자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미 조사연구기관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에 따르면 B2C 기업이 올들어3개월간 확보한 벤처자금은 14억달러로 지난해 4.4분기 때보다 23% 감소했다.또 샌프란시스코의 조사업체인 벤처원은 올 1.4분기 중 B2C 투자액이 작년 4.4분기보다 42% 급감한 7억9천700만달러로 추정했다.

반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인터넷을 통해 기업간에 원료와 제품을 거래하는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투자가 올 1.4분기 19억달러로 지난 5년 조사 이래 처음으로 투자액에서 B2B가 B2C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B2C 기업을 위한 자금은 빡빡하지만 B2B 시장은 여전히 좋은 벤처투자 대상이 되고 있다며 인터넷 기업 투자대상이 점차 `차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B2C 기업들은 추가자금 확보를 위해 애쓰고 있으나 벤처투자자들이 인터넷산업의 거품과 주식하락을 우려, 투자를 꺼리고 있다. 지난주 온라인경매업체인 서프버즈닷컴과 뉴스전문사이트인 APB뉴스닷컴이 자금고갈로 문을 닫는 등 B2C 기업의 연쇄도산이 가시화되고 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커크 월든 투자분석 책임자는 벤처 캐피털리스트들이 종전처럼 기업의 아이디어만 보고 투자하기보다는 사업계획 등 발전가능성을 면밀히 따져본 뒤 투자여부를 결정하는 새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1.4분기중 인터넷관련 기업의 전체 벤처 투자액이 108억달러로 지난 한해동안 투자액 199억달러의 절반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또 이 기간중 766개 인터넷 업체가 투자를 유치, 연말께는 작년 전체기록(1천800개사)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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