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이희호 여사도 찾는 국내 두 번째 한옥호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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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암군에 지난달 문을 연 한옥호텔 ‘영산재’. 객실 구성이 한 가족을 위한 연립형의 2인실과 별채 형태의 4인실, 복층 구조의 6인실 등 다양하다.[프리랜서 장정필]
객실 내부. 침실에 거실은 물론 누(樓)마루까지 달린 객실도 있다. 한옥 차림의 여직원들이 차를 마시는 곳이 누마루다. [프리랜서 장정필]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는 세계적으로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아이돌 그룹. 이들이 15일 전남 영암군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F1국제자동차경주대회 축하 공연을 하기 전날 밤 묵은 곳은 도시의 최고급 호텔이 아니라 전원(田園) 속의 ‘영산재’(榮山齋)였다. 이곳에서 23일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묵을 예정이다.

 영산재는 전남도 출연 공기업인 전남개발공사가 영암군 삼호읍 나불리에 지어 9월 23일 문을 연 한옥호텔. 우리나라 전통 건축 양식으로 지은 호텔로서는 경북 경주시 신라밀레니엄파크에 있는 ‘라궁’(羅宮)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다.

 영산재를 직영하는 전남개발공사의 정성택 관광시설운영TF팀장은 “건축에 한 평(3.3㎡)당 1000만원 이상 들었다”며 “향이 좋은 편백나무로 만든 가구를 넣는 등 시설을 고급스럽게 꾸몄다”고 자랑했다.

 영산재는 영산호가 가까이 보이는, 야트막한 언덕 1만8579㎡에 자리잡았다. 지하 1층, 지상 2층, 건축연면적 3200㎡ 규모다.

 객실은 연립형의 경우 모두 14실이다. 방·거실 1개씩의 일반형(11평형)은 하루 숙박 요금이 15만원이다. 방·거실 1개씩에 누마루까지 있는 누마루형(13평형)은 17만원이다. 2명 투숙 기준이다. 1인당 3만원씩 내고 더 투숙할 수도 있다.

 독립형(별채)들은 단층짜리와 복층 구조가 있다. 단층짜리는 15평형의 경우 방 2개와 거실이 있으며, 24만원이다. 누마루가 더 있는 18평형의 경우 29만원이다. 4인 기준이다.

 3개 동이 있는 복층 구조의 31평형은 1층에 방 1개와 거실, 2층에 침실 2개가 있다. 6인 기준이며, 요금은 48만원이다.

 영산재는 벽에 단열재를 넣고, 창문 안쪽에 유리문을 덧대서 한옥의 약점인 추위에 대비했다. 화장실과 샤워시설 등은 완전히 현대식으로 갖췄다. 방은 온돌이 기본이지만, 외국인 등을 위해 침대를 놓은 방도 있다.

 이우복 총지배인은 “부모·자녀와 함께 이용할 경우 부모님들에겐 향수를, 어린 자녀들에겐 전통가옥 체험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옥호텔이 생겼다는 소문을 듣고 일부러 구경하러 오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담장을 전통 방식으로 쌓고 정자 등도 설치해 한옥의 멋을 더했다. 우리 차·춤·가락과 한복, 전통공예 등을 보고 배우는 전통문화체험관, 전통혼례식장도 갖췄다. 한정식·양식·차 등이 가능한 식당과 연회장이 있어, 잔치·연수회·세미나 등 크고 작은 행사를 할 수 있다. 이용 문의: 061-460-0300, 홈페이지 www.ysjhotel.com

이해석 기자

전남개발공사 김주열 사장 “외국인 관광객에 한국의 미 전할 것”

“영산호를 끼고 있는 데다 부근에 농업박물관이 있습니다. 또 근처에 한국농어촌공사가 수변공원을 지금 만들고 있습니다. 영산재 앞에는 장차 쌀과 농업을 주제로 하는 테마공원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김주열(사진) 전남개발공사 사장은 한옥호텔 ‘영산재’의 전망이 밝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김 사장과 일문일답.

 -호텔치고는 규모가 작은데.

 “현재 총 21실이다. 규모가 어정쩡하다. 영산재 일대가 관광단지로 발전할 것이므로, 증축 등을 통해 2배 정도로 키워 규모의 경영을 꾀하겠다.”

 -한옥호텔다운 마케팅이 필요하잖은가.

 “전통 건축의 미를 가진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영산재를 소재로 사진대회를 열 계획이다. 또 바둑대회를 유치하거나,(우리 영산재가 있는) 영암 출신의 조훈현 국수 초청 지도 대국 같은 것도 기획해 보겠다. 한옥과 김장 또는 음식을 접목시킨 상품 등도 개발해 보겠다. 70세 이상 노인을 모시고 오는 가족들은 요금을 할인해 주거나 떡 케이크 같은 것을 선물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공기업이 숙박사업까지 하는 이유는.

 “우리 전남은 자연환경이 아름답고 문화유산이 곳곳에 널려 있다. 리아스식 해안과 드넓은 갯벌 등 다른 지역에는 없는 관광자원도 많다. 그러나 관광객들이 묵을 시설이 태부족한 형편이다. 이왕이면 내국인에겐 우리 것의 소중함과 향수를, 외국인에겐 한국만의 미를 느끼게 해 주자는 뜻에서 영산재를 지었다.”

 전남개발공사는 지난해 7월부터 전남 해남군 땅끝에 90실 규모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2012세계박람회가 열리는 전남 여수의 엑스포타운 안에도 내년 5월 박람회 개막 이전에 문을 열 목표로 한옥호텔을 짓고 있다. 앞으로 완도군 청해진 포구에도 숙박시설을 갖춰, 해남·영암·여수의 것 등과 연계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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