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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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봉사, 금전적 기부 등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
서울대 경영학과 김병도 교수는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해당 기업의 시장가치(주가)를 약 1000억 원 상승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김 교수는 이날 바른사회공헌포럼(공동대표 김성호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제홍 한국가이드스타 대표)이 개최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와 사회공헌’ 관련 조찬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팀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국내 10개 종합 일간지, 9개 경제 일간지, 4개 IT 신문에 소개된 100개 상장기업의 사회공헌활동 보도 전후 5일 간의 주식 수익률을 분석했다. 경제위기나 기업의 신제품 출시 등 주가에 다른 영향이 미칠 수 있는 날은 제외했다.

그 결과 신문에 보도된 당일과 기업의 발표 혹은 활동이 이뤄진 당일의 주식가치가 평상시와 비교해 평균 1.04%(약 1000억 원) 오르는 현상이 확인됐다. 하루 사이에 주가가 최대 7%까지 상승한 기업도 있었다.

이같은 기업가치 상승의 효과는 건설ㆍ금융ㆍ유통 등의 업종이나 기부금ㆍ사회봉사 등의 활동방식에 따라서도 다르지 않았다. 다만 기업의 규모가 작을수록 기업가치 상승 효과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미국의 경우 사회공헌 활동으로 인한 일부 분야의 기업가치 상승이 1% 미만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는데 한국은 이보다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국 사람은 리더에게 요구하듯이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성호 전 복지부장관은 최근 일반국민 700명과 기업 임직원 338명, 사회공헌전문가 220명 등 1258명을 상대로 한 설문결과도 소개했다. 일반 국민 가운데 “물건값이 같을 경우 가급적 사회공헌활동을 더 많이 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입하겠다(5점 척도에 4.18점)”,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기업에도 이익이 될 것이다(4.37점)” 등 사회공헌 기업에 우호적인 입장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우리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을 어느 정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보통 이하(2.75점)”로 답해 5년 전 결과(2.39점)보다 기업에 대한 인식이 크게 향상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장관은 “국민의 관심에 비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인식이나 평가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업들은 얼마나 진정성있게 사용하는지 사회공헌 비용을 공개하고, (돈을 받는) 공익법인이나 비영리단체들도 비용이 어떻게 들어오고 얼마나 쓰이는지 회계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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