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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극 역대 빵터졌던 CG 장면 모아보니…男주인공이 타고있는 말의 정체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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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 드라마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는 특수효과다. 시대적 상황이나 제작·촬영 여건 등의 문제로 만들어내기 힘든 장면을 교묘한 그래픽 기술로 처리한다. 그러나 눈에 띄게 어설픈 CG가 등장하기도 한다. 시청자들은 "극중 몰입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하면서도 한바탕 웃음을 터뜨린다. 역대 사극에 등장했던 2% 부족한 특수효과 장면만 모은 한 게시물이 인터넷 상에서 화제를 모으는 이유다.

SBS `연개소문`의 한 장면들. CG 처리된 100만 군사들과 바다 위의 배들의 모습이 뭔가 어색하다. 합판에 건물 그림을 인쇄해 붙이고, 이를 배경으로 쓴 장면도 보인다. [사진=SBS 캡쳐]

어설픈 특수효과로 가장 유명한 드라마는 2006~2007년 방영됐던 SBS `연개소문`이다. 100만 군사들이 돌격하는 장면과 전투를 치르는 바다 위의 배를 복사와 붙여넣기 방법으로 만들었다. 실제는 소수의 군사와 배를 촬영해놓고, 이를 복사해 화면 가득 붙여넣어 만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모습이 심하게 규칙적이라는 것이다. 100만 대군은 모두 똑같은 포즈로 돌격한다. 바다 위의 배는 줄이라도 맞춘 듯 일렬로 나란히 서있다. 명색이 바다인데, 모든 배가 물결에 흔들림 조차 없다. 이 장면을 본 네티즌들은 "Ctrl+C→Ctrl+V의 위엄"이라고 평했다. `Ctrl+C→Ctrl+V`란 복사와 붙여넣기를 뜻하는 컴퓨터 키보드 단축키다.

하지만 `연개소문`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대박 CG는 따로 있다. 삼천궁녀가 강으로 떨어지는 장면이다. 3000명의 출연자를 섭외하기도 힘들지만 현실적으로 그들을 모두 강물에 빠뜨리기는 더 어려운 일. 그래서 제작진이 택한 것이 바로 `Ctrl+C→Ctrl+V`다. 한 명의 궁녀만 떨어지게 한 뒤 이를 여러명으로 복사해 붙여넣었다. 그 결과, 수많은 궁녀들이 강물로 떨어지는 장면이 무사히 완성되긴 했지만 모든 궁녀가 똑같은 자세로 후두둑 떨어지게 됐다. 누가 봐도 우스운 역대 최악의 CG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세트 공사가 늦어지자 합판에 건물 그림을 인쇄해 붙이고, 이를 배경으로 쓰기도 했다. `합판 사극`이라는 오명을 받아야 했다.

SBS `연개소문`의 삼천궁녀 낙하 장면과 KBS `최강칠우`의 인형 말, KBS `천추태후`의 화살 장면 [사진=SBS, KBS 캡쳐]

2008년 방영된 KBS `최강칠우`는 주연배우 에릭이 실제 말이 아닌 인형 말을 타고 연기해 화제를 모았다. 시청자들이 의문을 제기하자 제작진은 인형 말이었다고 실토했다. 당시 제작진은 "말은 겁이 많아 카메라 앵글에 대한 제약이 심했다"며 "또 실제 말은 위험이 뒤따라 안전을 위해 인형 말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 인형 말의 대여료는 무려 1억원이다. 헐리우드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에서도 사용된 바 있다. 인형 말을 타고 연기할 때는 남모를 고충을 겪어야 한다. 말이 전동으로 움직이지만 고장도 잦아 가끔 손으로 움직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어설픈 CG를 배우의 연기력으로 커버한 장면도 있다. 2009년 KBS `천추태후`는 극중 인물이 화살에 맞는 장면을 CG로 처리했다. 그런데 CG로 작업한 화살이 연기자의 가슴 쪽에 너무 깨끗하게 적중했다. 누가 봐도 화살만 따로 갖다붙인 것이 뻔히 보이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배우가 이 어색한 장면을 실제 화살에 맞은 것처럼 열연해 커버했다. 네티즌들은 "활은 맞아야겠고, CG 처리는 해야겠고" "연기자의 혼이 담긴 열연이 살린 장면" 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화려하면서도 사실감 넘치는 특수효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은 드라마도 있다. 이른바 명품 CG의 대명사로는 KBS `불멸의 이순신`과 `대조영` MBC `태왕사신기` 등이 꼽힌다.

유혜은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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