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의 인터넷 : Mobile Life(1)

중앙일보

입력

‘당신의 PCS로 무엇을 하십니까?’ 이 물음에 전화걸기, 받기, 메모확인, 알람맞추기 정도만 답한 당신은 바로 ‘m맹’. 무선인터넷은 이미 우리 생활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어 왔고 당분간 이 속도는 계속해서 올라갈 것이다.

이 한뼘짜리 조그만 기계로 무얼 할 수 있길래? 지금부터 PCS를 가지고 학생, 주부, 직장인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하나 살펴보자. (따옴표 속 굵은 글씨의 단어들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글에서는 여러 이동통신사들의 서비스가 혼용되었음을 알려둔다)
20세 대학생 혁. 여기는 버스 안. 문득 떠오르는 장학금신청 생각. 오늘이 마감인데 지금 해놓지 않으면 언제 생각날지 모를 일, PCS를 꺼내 학교망 ‘모바일 **’에 접속한다.

학번으로 된 ID와 패스워드를 입력하고 ‘교내정보’의 ‘장학금정보’로 들어가 몇가지 사항을 체크한 후 확인버튼만 누르면 신청완료! 1주 전에 잃어버린 다이어리는 없을까 ‘분실물정보’에 가봤지만 보이지 않는다.

여자친구 민아가 푼돈을 모아 사준 다이어리, 눈치채기 전에 얼른 같은 제품을 사둬야 한다. 수중에 돈은 없고. ‘취업정보’로 들어가 ‘인크루트’ 에서 아르바이트를 알아보지만 조건에 맞는 자리가 없다.

힘없고 인맥없으면 영어라도 잘해야 되는 아르바이트 세상. 토익 900의 길은 멀고도 높기만 하다. 급한 마음에 눌러보는 ‘영어공부방’. 모르는 단어 두서너 개를 우물거리니 한결 뿌듯한 마음이다.

이렇게 민아 눈치를 보다니, 이틀째 문자메시지 하나 없는 그녀가 야속하기만 하다. 슬프디 슬픈 입영일까지는 앞으로 1년의 여유가 남았는데...새로운 인연을 꽃피우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향기로운 인연은 진지한 대화 속에 싹트는 법. 어느 샌가 화면은 ‘모바일채팅’에 접속중이다. 그러나 마음에 쏙 드는 말상대는 찾지 못했다.

실망감을 상쇄하기에는 퀴즈풀이가 그만. ‘퀴즈크래프트’에 접속해 OX퀴즈를 서너 개 풀어 본다. 퀴즈풀며 상쾌해진 머리로 ‘폰페이지 만들기’에 들어간다. 나의 폰페이지 ‘혁이짱’에 오늘 추가할 내용은 오직 하나, “민아야,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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