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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커뮤니티 칼리지 입학 가이드

중앙일보

입력

미국 커뮤니티 칼리지를 선택할 땐 훗날 편입할 4년제 대학 진학에 필요한 전공이 개설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커뮤니티 칼리지를 준비 중인 유학생들이 미국 현지의 한 카플란 센터에서 ESL 교육을 받고 있다.

학비 15학점 기준 700만~5800만원

 미국 대통령 오바마의 학력을 컬럼비아대와 하버드대로 알고 있지만 실은 로스앤젤레스의 옥시덴탈 칼리지에서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여기서 인문학부를 마친 뒤 컬럼비아대 3학년으로 편입해 정치학과 국제관계학 학사를 취득하고 하버드대에서 법학박사를 받으면서 변신을 꾀한 것이다.

 오바마처럼 편입을 발판 삼아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한 뒤 명문대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경우가 미국에선 다반사다. 이 같은 교육시스템은 능력만 된다면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유학허브 이진호 유학기획팀장은 “명문 주립대들의 경우 정원의 일정 부분을 주립대가있는 지역 내 커뮤니티 칼리지의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는 데 할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사회와 달리 미국사회에선 실패경험을 성공의 밑거름으로 평가하는 인식이 있어 2년제 대학을 나와도 학력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설명했다. 커뮤니티 칼리지는 미국의 주나 시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2년제단과대학이다. 미국 전역에 2000여 개가 있으며 지역사회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에 따라 주로 현장실무 중심의 전문직업기술 강좌가 많다. 학비는 15학점 기준으로 700만~800만원이다.

 과정은 4년제 대학(university)으로 편입하기 위한 교양과목과정(transfer course)과 직업을 구하는 데 필요한 교육을 하는 직업훈련과정(vocational training course)으로 나뉜다. 직업과정은 우리나라의 직업전문학교나 대학부설평생교육원처럼 미용·디자인·간호·컴퓨터·그래픽·차량정비 같은 기술과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유학 전에 학업이수능력부터 갖춰야

 산타 모니카 칼리지에서 UCLA로 편입해 커뮤니케이션을 공부 중인 김해인(23)씨는 “편입과정은 진학하려는 4년제 대학이 소속된 지역 내 커뮤니티 칼리지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커뮤니티 칼리지들이 개설교과와 교육과정을 같은 지역 내 4년제 대학이 요구하는 편입 조건에 맞춰 운영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커뮤니티 칼리지를 찾는 이유는 미국 4년제 대학에 안착하기 위한 중간 과정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학업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영어 능력, 학업수행능력, 현지 적응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유학허브 임정민 수석컨설턴트는 “명문대들이 많은 캘리포니아에선 편입 때 커뮤니티 칼리지 성적 B학점 이상, iBT 100점 이상을 요구하므로 만만히 여겨선 안 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한국 학생들이 많이 진학하는 UC계열 대학들은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60학점 이상을 이수해야 한다”며 커뮤니티 칼리지를 고를 때 “대학마다 다른 편입조건부터 살펴볼 것”을 주문했다.

 임 컨설턴트는 “편입할 대학의 소재 지역, 전공, 진로, 기숙사, 홈스테이, 한국학생 비율등도 점검하라”고 조언했다. “4년제 대학 편입실적도 꼼꼼히 따져볼 것”도 당부했다. “자국학생과 외국학생 수를 합친 수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고교 내신 성적이 저조해 진학 방향을 무조건 커뮤니티 칼리지로 선택하는 경우 미국 입국비자를 받을 때 해외도피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묻지마식 유학을 경계했다. “설사 입학했어도 학업을 이수하지 못해 중도탈락 할 수도 있으므로 유학을 떠나기 전에 필요한 학업능력을 갖출 것”을 당부했다.

● 유학허브 정성희 대표가 말하는 커뮤니티 칼리지 선택법

 “최종 진학 목표대학과 전공·진로를 정하는 것이 필수 선제조건입니다.”
 
 유학허브 정성희(사진) 대표가 꼽은 커뮤니티 칼리지 입학을 위한 필수 준비사항이다.

 “미국 4년제 대학으로 바로 진학하기엔 영어 활용능력과 학업수행 능력이 부족한 경우, 현지 적응력을 높이는 한 방법으로 많이 활용돼죠.” 4년제 대학에 편입하려면 커뮤니티 칼리지에 입학하자마자 1학년 여름방학 때부터 준비해야 한다. 토플 성적, 영어 에세이, 지원서류, 재정보증서 등 챙겨야 할 것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국내에서 1~2년 동안 미국 4년제 대학 교육과정의 일부 이수하는 유학 프로그램을 선택할 때 주의를 당부했다.

 “소속 교육기관이 불분명하고 국내 환경에 계속 노출돼 자칫 나태해질 수 있어요. 영어능력을 기르는 데도 방해가 될 수 있죠. 커뮤니티 칼리지에 입학해 ESL 과정을 병행하는 것도 한 대안입니다.”

 현지 학교의 면학 분위기를 확인하는 것도 당부했다. “외국인 유학생 수, 전공 개설여부, 4년제 대학 편입 실적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커뮤니티 칼리지=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일반 사회인에게 단기교육을 제공하는 대학 병설 과정. 2차 세계대전 이후 확산되면서 지역사회 봉사, 성인교육 확대, 지역의 현안 논의와 개발 협력을 수행하는 교육기관으로 자리잡았다. 이에 따라 주로 지역 산업과 연결돼 현장실무 중심의 직업교육과정이 많으며 주·야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 사진="유학허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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