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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기업 큰상품] 신진볼트

중앙일보

입력

특수볼트 제조업체인 신진볼트는 최근 원자력발전소의 터빈 등에 쓰이는 '헤비 헥스볼트' 를 개발해 세계 볼트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볼트는 터빈이 초고온.고압에도 가스 등이 누출되지 않도록 안전성을 유지해주는 연결장치로 세계 볼트시장의 절반을 장악하고 있는 대만의 둥후이(東徽)도 아직 개발하지 못했다. 신진이 아시아에선 일본업체에 이어 두 번째로 만든 것이다.

특히 일본산보다 성능이 우수하고 가격이 10%가량 저렴해 올 초부터 세계적인 볼트.너트 판매업체인 미국의 ASF사를 통해 선진 중공업체 등에 납품되고 있다.

2005년부터는 연간 1천만달러어치 이상씩을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신진측은 기대한다. 신진볼트는 스테인리스 재질로 만드는 볼트 제작분야에서는 독보적이다. 국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특수설비에 장착되는 '헤비헥스' 와 같은 스테인리스 특수 볼트는 대부분 이 회사에서 공급하고 있다.

국내 볼트업체 가운데 한국표준규격(KS)을 가장 먼저 따냈고 1998년엔 ISO9002 인증을 받은데 이어 지난해 말 전국품질경영대회에서 정부 표창을 받았다.

신진이 스테인리스 볼트 생산에 눈을 돌린 것은 86년. 연강(鍊鋼)등으로 만드는 범용볼트는 당시 국내업체간 치열한 경쟁으로 부가가치가 낮아진데다 중국.동남아 업체의 추격으로 설 자리가 좁아졌기 때문.

하지만 당시 국내에선 스테인리스 볼트를 만드는 특수재질인 CHQ강(鋼)을 생산하는 철강회사가 없었다.

이 회사 정한성(鄭漢成.45)사장은 국내 여러 철강회사들을 찾아다니며 이 재질의 생산을 주문했고, 결국 87년께 포철 등 국내 철강업체와 공동 작업을 통해 스테인리스 볼트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그때 얻은 별명이 '스덴 鄭' 이다.

鄭 사장은 "철강회사에서 원자재 시제품을 만들면 그것을 가지고 볼트.너트를 만들어 강도 규격 등이 적합한지를 따져보는 등 1백여차례 시험을 거쳤다" 고 말했다.

그는 볼트 정도는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정밀한 금형기술과 마모방지, 특수오일 개발 능력 등 노하우가 쌓이지 않으면 제대로 만들수 없는 전문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신진 볼트의 올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1백3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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