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를 피해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들어간 노숙인이 차량 여러 대에 치여 숨졌다.
16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9시40분쯤 서울 송파구 S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는 통로에서 노숙인 박모(55)씨가 피를 흘린 채 숨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폐쇄회로TV(CCTV) 를 분석한 경찰은 박씨가 당일 오후 8시쯤 지하주차장으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곧이어 오후 8시34분 김모(28)씨가 모는 차량이 이 통로를 통해 지하주차장에 들어갔고, 구모(39)씨 등이 운전하는 세 대의 차량이 추가로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경찰에 따르면 네 대의 차량 모두에서 박씨의 혈흔이나 모발 흔적 등 박씨와 접촉한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지하주차장 통로에 머물러 있던 박씨가 김씨의 차량에 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세 대의 차량은 각각 박씨의 시신 위로 지나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박씨의 부검을 의뢰하고 차량 4대에 대한 감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일단 첫 번째, 두 번째 차량 운전자를 1차 소환 조사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지하통로가 좁고 휘어져 있어 바퀴가 경사턱 등에 걸린 줄로만 알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나머지 차량 2대의 운전자도 이번주 중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송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