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정보통신 관련 주식 향방 어떻게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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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가 정주영 명예회장 3부자의 퇴진과함께 유가증권 2조7천74억원 어치를 매각하겠다고 전격 발표함에 따라 현대의 정보통신 관련 주식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가 유가증권 매각 대상으로 비상장사인 현대정보기술, 현대택배, 현대오토넷 등 3개사와 현대건설 보유주식 등을 매각한다고 밝혔지만 나머지 7천억원 가량의유가증권 내역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는 한국통신프리텔 448만여주(전체의 1.75%)를 비롯 △하나로통신 2천17만주(7.64%) △신세기통신 447만주(2.8%) △온세통신 1천188만주(23.8%) △두루넷 292만주(4.5%)를 보유하고 있어 이들 주식의 향배에 따라 정보통신업계는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 분명한 현실이다.

특히 현대가 보유하고 있는 정보통신 관련 주식이 어느 곳으로 흘려가느냐 하는문제는 금년도 정보통신 업계 최대 현안인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사업자 선정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이다.

실제 한국통신이나 SK텔레콤과는 별도로 사업 참여를 희망하고 있는 IMT-2000컨소시엄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하나로통신의 경우 현대.삼성.LG.대우 등 4대 주주형태로 구성돼 있어 현대가 전체의 7.64%에 달하는 주식을 다른 곳에 넘길 경우 상당한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14%에 가까운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LG그룹의 경우 아직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못하고 있는 한솔엠닷컴의 주식 매수협상과 병행, 13.76%에 달하는 하나로 통신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만일 현대의 주식까지 매입할 경우 최대 주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에 대해 현대측은 "임의매각이 어려워 주주간 협의를 해봐야 할 일"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 하나로통신측도 "현재 주가가 워낙 낮아 서로간에 프리미엄을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원론적 반응만을 보이고 있다.

이와함께 현대가 23.8%의 최대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온세통신의 경우에도 유선망 기반이 취약한 일부 무선통신사업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한국통신프리텔의 현대측 지분의 향배도 문제이다.

물론 한국통신측은 한통프리텔 지분 매수여부에 대해 "현재로서는 현대의 한국통신프리텔 지분 매수 등의 계획이 없다"는 원론적 답변만을 하고있다.

하지만 재계와 정보통신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측이 21세기 미래산업인 정보통신사업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시장과 정부 그리고 채권단이 현대측의 발표에 대해 "그정도면 생각한 것 이상의 자구안"이라고 평가하고 있는 마당에 현대가 정보통신 지분을 그렇게 쉽게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아직까지 현대의 진정한 의도가 어느 것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현대가 국가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감안할 때 현대의 정보통신 관련 주식 매각은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는 점에서 관련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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