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트와 기타의 만남

중앙일보

입력

오는 11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열리는 플루티스트 문록선 독주회에서 선보일 프로그램은 서양 악기로 연주하는 제3세계 음악이다.

기타리스트 이성우와 이중주로 아르헨티나 작곡가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탱고의 역사', 인도 작곡가 라비 샹카의 '새벽의 명상'을 들려준다.

또 소프라노 전정원과 함께 군터 비알라스의 '하이쿠 시리즈 Ⅰ'를, 무반주 플루트 독주로 마이클 콜쿠훈의 '차랑가'를 연주한다. 마이클 콜쿠훈은 플루티스트 겸 작곡가로 'MC밴드' '로스 카리브'를 이끌면서 월드뮤직의 기수로 활동 중이다.

하이쿠는 일본 고시(古詩)에 가락을 붙인 곡. 차랑가(charanga)는 원래 20세기초 쿠바에서 유래된 민속음악으로 보컬·타악기·플루트·바이올린·피아노·베이스 등의 앙상블로 연주되는 정열적인 음악이다. 플루트 독주로는 더욱 정제된 음악을 들려준다.

이번 공연의 레퍼토리 중 플루트와 기타 이중주는 편곡이 아닌 오리지널이다. '탱고의 역사'는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의 연주로 유명해진 작품이지만 원래 플루트와 기타 이중주로 작곡된 곡. 그만큼 많은 작곡가들이 이 두 악기의 절묘한 조화에 주목해왔다는 얘기다. 그러나 국내에서 이런 시도는 많지 않았다.

"기타를 가리켜 흔히들 '작은 오케스트라'라고 한다. 하지만 현악기와 타악기의 구실은 해낼지 몰라도 관악기는 빠져 있는 느낌이다. 플루트가 가세함으로써 비로소 완벽한 관현악의 조화를 빚어낼 수 있다." 플루티스트 문록선의 말이다.

서울시향 단원을 지내고 현재 중앙대·국민대 등에 출강 중인 문씨는 지난 1993년부터 독주회 무대에서 '플루트와 현대음악' '클라리넷·바순·하프·마림바와의 듀오' '소리, 그 움직임' '플루트와 목소리' '플루트가 연주하는 오페라' 등 참신한 기획 프로그램을 선보여왔다.

기타리스트 이성우씨와는 지난해 6월 '플루트, 마임으로의 이미지'에서 처음 만나 이번 공연을 준비해왔다. 02-583-6295. http://www.flutem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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