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몰락하는 다저스 불펜

중앙일보

입력

LA 다저스가 연일 계속되는 불펜진의 실점으로 태풍전야의 긴장상태에 돌입했다.

특히 마무리 제프 쇼는 이 태풍의 한가운데에 있다.

그동안 일시적인 현상으로 간주하고 유야무야 했던 불펜진에 대한 불신은 만루홈런을 허용하며 역전패한 5월 31일(이한 한국시간) 뉴욕 메츠전 이후 극에 달해 이제는 뭔가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될 상태까지 이르렀다.

이날 경기에서 8회말까지 어렵게 역전에 성공한 다저스는 선발과 구원투수진의 부진으로 10대5로 역전패당했다. 이날 마운드에 오른 다섯명의 투수중 무려 4명이 점수를 허용했다. 한두이닝 추가 실점을 막는 것이 불펜진의 기본 임무인 점을 감안할 때 너무도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다.

시즌 시작부터 약한 모습을 보였던 다저스 불펜진은 최근 들어 그 부진이 눈에 띄게 나타났다. 5월 25일 신시네티 레즈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박찬호의 호투로 7회까지 3-2의 리드를 지켰던 다저스는 이어 나온 맷 허지스가 2실점, 앨런 밀스가 2실점, 그리고 마무리 제프 쇼가 1실점하는 바람에 결국 10대3으로 역전패 당했다.

5월 27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서는 5-6으로 리드당하던 9회초 1점이 아쉬운 상황에서 마무리 제프 쇼가 홈런을 맞으며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이전까지 다저스타자들의 기세라면 충분히 동점이나 역전도 가능한 상황에서 나온 실점이라 허탈감은 더욱 컸다.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1점을 올려 아쉬움을 더해 줬다.

불펜진의 부진은 끝을 알 수 없는 가운데 연일 계속됐다. 5월 29일 다시 필라델피아와의 홈경기. 선발 카를로스 페레스의 호투로 7회초 1아웃까지 2-1의 리드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후 구원투수로 올라온 안토니오 오수나가 첫타자에게 2루타를 맞으며 동점을 허용하더니 케빈 조던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역전당하고 말았다. 8회초 오수나를 구원하기 위해 나온 테리 애덤스가 추가 점수를 내줘 결국 4대2로 패하고 말았다.

5월 30일 뉴욕 메츠와의 홈3연전 첫 번째 경기. 선발로 나온 박찬호의 역투를 발판으로 다저스가 7회초까지 4-0의 리드를 지켰다. 두 번째 투수 마이크 페터스에게 공을 넘겨받아 9회초 마무리로 나온 제프 쇼는 안타2개와 볼넷1개를 허용하며 점수를 내주고 말았다. 추가실점에 대한 불안감으로 다저스 덕아웃에 일시적으로 긴장이 감돌기도 했다.

다저스 불펜진의 부진은 이미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예고됐다. 당시 전문가들은 다저스의 시즌 전망에서 가장 문제점이 불펜진이라는 사실을 누누이 강조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시즌 초반에는 그럭저럭 제 역할들을 충실히 수행해 시즌전의 전망이 기우에 그치는 듯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은 점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7경기에서 2승5패. 불펜진들의 부진으로 인한 패배가 대부분이다.

허약한 셋업맨들이야 어쩔 수 없지만 이기고 있는 경기에서 마지막에 나와 무실점으로 봉쇄해야할 막중한 책임을 진 마무리 투수 제프 쇼의 부진은 이렇다할 해결책이 없다.

제프 쇼는 16번의 세이브기회에 등판해 벌써 5번의 세이브를 날렸다. 지난해 풀시즌동안 5번의 세이브를 날렸던 점을 감안하면 보통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 5경기 연속 실점 포함 최근 12경기에 등판해 9경기에서 점수를 내줬다. 방어율 7.84.

다저스는 이의 해결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뾰족한 대책이 없다. 우완일색인 불펜진 보강을 위해 필라델피아 필리스로부터 좌완투수 트레버 밀러를 영입해 보기도 했지만 5월 25일 첫 등판에서 1/3이닝동안 2실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최근 다저스의 부진이 불펜진의 부진으로부터 파생되고 있어 팀으로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어쩔 수 없이 칼을 대야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이만저만아니다. 다저스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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