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위성락 비핵화회담 … 그 뒤엔 H-H 채널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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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국(左), 한성렬(右)

지난 7월 2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이뤄진 위성락 당시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이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 간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은 전격적이었다.

최초의 남북 비핵화 회담이자 2년7개월 만의 수석대표 만남이란 점에서 그랬다. 당시 “곧 남북대화가 있을 것”이란 관측은 있었지만, 회담 직전까지 성사 여부는 불투명했다. 그러나 정부는 올해 상반기부터 이 회담을 조율해 왔다. 미국의 ‘뉴욕 채널’을 통해서다. 뉴욕 채널은 북한의 유엔대표부를 통한 대화 통로를 의미한다.

정부 당국자는 “유엔대표부는 비공식적인 미국 대사관 역할을 한다”며 “유엔대표부 대사(신선호)는 대(對)유엔 업무를, 유엔 차석대표는 대미 관계를 담당한다”고 말했다. 한성렬 유엔대표부 차석대표가 실질적인 ‘미국 대사’인 셈이다. 우리 측 카운터파트는 워싱턴 대사관의 황준국 정무공사였다. 황 공사는 이명박 정부 출범 초부터 2년 가까이 6자회담 차석대표인 북핵외교기획단장을 맡았다. 남북 협의는 주로 황 공사가 뉴욕을 찾거나 전화를 통해 이뤄졌다고 한다. 한 차석대표는 “북한 내 대표적인 미국통”(정부 당국자)이다. 1994년부터 유엔대표부 정무참사관과 정무공사를 지냈다.

뉴욕 채널과 함께 중국의 베이징 채널도 작동하고 있다.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렸던 2차 남북 비핵화 회담은 이 채널을 통해 조율됐다고 한다. 북한은 회담 며칠 전, 베이징 대사관을 통해 “만나자”고 연락해 왔다. 2차 비핵화 회담에는 주중 공사를 지낸 뒤 발령을 기다리던 임성남 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함께했다. 외교 소식통은 “지난해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를 겪을 때도 이들을 통한 외교적인 대화의 틀은 살아있었다” 고 말했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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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주미국대사관 공사

196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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