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 현대 구조조정본부장 일문일답]

중앙일보

입력

김재수 현대 구조조정본부장은 31일 현대 경영개선 계획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응했다.

- 정주영 명예회장과 몽구.몽헌 회장의 지분정리는 어떻게 되나.

"주주로서 지분에 대한 권리와 책임은 계속 행사한다. 그러나 집행간부로서 경영일선에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다. "

- 몽헌.몽구 회장과 합의했나.

"사실 본인도 명예회장으로부터 이 말씀을 전해 들으면서 충격을 받았다. 명예회장이 오래 전부터 그룹과 한국경제를 위해 이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온 걸로 안다. 수차례 몽구 회장에게 이런 뜻을 전한 것으로 알고 있고 몽헌 회장에게도 곧 말씀하실 것으로 생각한다. "

- '회장' 이란 호칭은 없어지는 건가.

"그렇다. '현대 회장' 이란 호칭은 없어진다. 그룹 호칭도 없어질 것이다. "

- 발표내용이 예상과 차이가 있는데 혹시 정부나 채권단의 압력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정부 압력과는 무관하다. 그러나 정부도 이렇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여기고 있을 것이다. 이런 단안을 내려야 한다고 판단한 설립자의 의지로 여겨달라. "

- 몽구.몽헌 회장이 사퇴 압력에 불복하면 어떻게 하나.

"그런 사태는 일어나서도 안되고 자꾸 불복할 것이니, 왕자의 난이니 하는 표현을 쓰지 말아달라. 설립자가 모든 사태를 보고 이것이 마지막 결단이라 생각해 얘기한 것일 것이다. "

- 이것을 현대의 사실상 해체라고 봐도 되나.

"정부의 방침이나 시대의 흐름을 볼 때 개별기업 중심,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나 필요한 경우 업무협조 등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이 있다면 수용할 것이다. 그룹이라는 명칭을 쓰지 않고 각 수장들이 책임 질 것이다. "

- 구조조정위원회는 존속하나.

"아직 개혁과제가 남아 있으므로 정부가 더 이상 필요없다고 할 때까지는 남게 될 것이다. "

- 대부분 계열사의 경영권을 외국인이 가질 가능성도 있나.

"계열분리 계획에 따라 결정할 문제다. 알루미늄.엘리베이터 부문은 해외에 확실한 인수업체가 있기 때문에 가능할 수도 있다. 해외합작에 관해서는 발표문에 나열한 그 수준이다. "

- 대우자동차 입찰건은 어떻게 됐나.

"거기에 대해선 아는 바 없다. 자동차 쪽에서 충분히 숙의해 처리할 것이다. "

- 鄭회장 일가의 사퇴를 비롯한 향후 실무절차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구조조정위원회의 기능대로 각사에 통보해 처리해 나가겠다. "

- 이사회 사퇴는 언제까지 마무리하는가.

"앞으로 일을 진행해 나가면서 내부적으로 논란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이 바라는 방향으로 신뢰할 수 있는 체제로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각사가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

- 몽헌 회장은 대북사업에 계속 관여할 것이라고 했는데.

"아산사업, 대북사업은 사실 꼭 이뤄야 할 일이다. 당분간 건설.상선측과 계속 조정작업이 있을 것이다. "

- 이번 발표가 정몽준씨의 민주당 입당과 관계가 있나.

"전혀 관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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