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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호회 好好 드림하이 고양시민합창단

중앙일보

입력

95만 고양시민을 대표해 노래하는 합창단

 여럿이 모여 목소리를 맞추는 것이 합창단이라고 하지만 ‘드림하이 고양시민합창단’(이하 드림하이 합창단)만큼 단원들의 면면이 다양한 합창단은 드물다. 백발의 70대 어르신부터 6살 꼬마 숙녀까지, 연령이 다양한 것은 기본이고 고등학생, 다문화 가정의 주부와 자녀, 택시 운전기사, 건축가까지 직업도 각양각색이다. 결성된 지 4달이 조금 넘는 시간, 화음은 아직 투박하지만 이들의 열정과 행복은 어느 합창단 부럽지 않다. 시각장애인 김영훈(27성사동)씨는 “평소 만날 기회도 없던 사람들과 만나고 연습해서 하나의 소리를 낸다는 것이 너무 좋다”고 말한다. 주부 정정자(71·관산동)씨는 “이곳만큼 단원들끼리 협동이 잘 되고 분위기가 좋은 곳을 못봤다”고도 전한다.

 드림하이 합창단은 올해 5월 29일, 40명의 단원이 모여 발대식을 열고 첫 걸음을 내디뎠다. 최성 고양시장도 명예단원이다. 고양시가 주축이 돼 합창단을 모집하고 결성했다. 단원들은 ‘95만 고양시민을 대표해 노래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단원들은 매주 화·목요일 오후 7시, 고양어울림누리에 모여 2시간씩 연습을 한다. 평일 늦은 시간이지만 매번 80%가 넘는 단원들이 참가한다. 합창단의 막내 성진(6)양은 엄마와 함께 연습실을 찾는다. 엄마 이미경(26)씨는 “집으로 돌아가는 차에 타면 바로 잠들어버리면서도 연습에는 빠지지 않으려하고, 집에서도 계속 합창단 노래만 부르곤 한다”고 전했다.

노래 잘하는 것보다 행복을 전하는 합창단
 
 드림하이 합창단에는 음악을 제대로 배운 단원이 몇 없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단원들에게 악보는 생소하다. 시각장애인 단원들은 귀로 듣고 음악을 익혀야 한다. 시각장애인 박윤태(49·주엽동)씨는 “노래를 녹음해서 외워야 한다”고 말한다. 단원들은 노래 한 마디를 익히기 위해서 100번 넘게 반복도 하지만 연습 내내 이들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노래를 잘 하는 합창단보다는 행복을 느끼고 이 행복을 시민들에게 전하는 합창단이 되고 싶다”는 게 지휘자 송재용(39)씨의 설명이다.

 네 달여의 짧은 시간 동안 드림하이 합창단은 조금씩 자신들의 존재를 알려왔다. 지난 7월 UCC영상으로 응모한 ‘KBS 전국민합창대축제-더하모니’에선 1차 예선을 무사히 통과했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합창단이 참여하는데다, 드림하이는 결성된 지 불과 2개월밖에 안됐던 때여서 누구도 예선 통과를 장담하지 못했다. 비록 9월 열린 2차 예선에서는 안타깝게 고배를 마셨지만 1차 예선 통과만으로도 단원들에게 큰 힘이 됐다.

 윤한솔(15)양은 “무대에 서기 전에는 긴장을 많이 했지만 다른 단원들이 격려해주셔서 즐기는 마음으로 함께 공연했다”며 “다음 무대에서는 더 멋진 공연을 보여주고 싶다”고 기쁨과 아쉬움을 함께 표현했다.

 고양시가 축제로 채워지는 10월, 드림하이 합창단도 분주했다. 전국체전 성화봉송식(6일)과, 행주문화제 개막식·다문화 축제(8일) 무대에 올랐다. 인도네이사에서 온 13년차 주부 숙야띤(35·일산동)씨는 “이들 행사에 참여하면서 고양시민을 대표해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기뻤다”고 말한다. 드림하이 합창단은 인터넷 카페(cafe.daum.net/goyangcitizenchoir)를 통해 계속해서단원을 모집할 예정이다. 또한, 앞으로는 지역 내 소외된 곳을 찾아 공연과 함께 봉사 활동도 할 계획이다.

[사진설명] 드림하이 고양시민합창단이 10월 고양시 축제에서 부를 아름다운 나라, 드림하이 노래를 연습 하고 있다.

<송정 기자 asitwere@joongang.co.kr 사진="최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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