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박원순, 서울대 법대 안 다녀” … 박원순 측 “출판사들이 임의로 적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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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이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양손입양(養孫入養)에 따른 병역면탈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박 후보의 학력(學歷)에도 위조 등의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가 각종 저서에서 ‘1975년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했거나 서울대 법대 재학 중 제적당했다’고 한 부분은 사실과 다르며 박 후보는 서울대 사회계열(일종의 학부) 1학년에 다니다 제적됐다는 게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박 후보가 서울대에서 제적당한 이듬해 단국대 사학과에 입학해 졸업했다는 데 대해서도 한나라당은 문제를 제기했다. 박 후보가 공개한 이력사항마다 입학·졸업연도가 다르고 단국대 재학연도가 군 복무와 법원사무관 재직 기간, 사법연수원 및 검사 근무 시절과 대부분 겹쳐 학업을 제대로 마쳤는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안형환 한나라당 서울시장 선대위 대변인은 10일 “박 후보가 일생 동안 다니지도 않은 서울대 법대를 다닌 것처럼 밝힌 것도 그렇고 공무원 신분으로 일반대학인 단국대 사학과를 언제, 어떻게 마쳤는지 불투명해 학적을 위조한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는 강원도 정선등기소장, 사법연수원생, 대구지검 검사로 재직하면서 단국대를 졸업하기까지 특혜를 받았는지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에 따르면 박 후보의 저서 중 『야만시대의 기록』 『부패추방 어떻게 하나』 등 7권에 적힌 저자 약력엔 박 후보가 서울대 법학과 또는 서울대 법대 재학 중 제적됐다고 적혀 있다. 서울변호사회의 박 후보 프로필과 국회도서관·네이버 등 포털 홈페이지 인물정보엔 박 후보가 1979년에 단국대를 졸업한 걸로 표기돼 있다. 그러나 2003년과 2005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박 후보를 대법관 후보자로 추천했을 당시의 박 후보 이력서에는 1982년 졸업으로 돼 있다. 박 후보 캠프의 공식 홈페이지 ‘원순닷컴’에 있는 ‘원순탐구생활2’에선 “1978년 단국대 사학과에 들어가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83년 대학을 졸업하며 변호사가 됐다”고 소개하고 있다. 박 후보가 이달 초 선관위에 서울시장 후보로 등록하면서 낸 단국대 졸업증명서에서는 ‘1979년 3월 입학한 뒤 1985년 2월 졸업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고 한다.

 박원순 후보 캠프 관계자는 “박 후보가 79년에 입학해 6년 만인 85년에 졸업했으며 그 이전에 졸업했다고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 후보는 서울대 사회계열에 입학해 2개월 만에 제적을 당했다”며 “저서에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다는 프로필이 있는 건 출판사 등에서 변호사 경력 등을 고려해 임의로 적어놓은 것으로 공식 홈페이지 등에는 사회계열에 입학했다고 밝혔다”고 해명했다.

정효식·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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