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가정 자동화 시대' 곧 상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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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를 하는 홍길동씨 부부는 ''집안에 도둑이 들거나 가스렌지를 켜놓고 출근하지 않았나'' 하는 걱정을 크게 덜었다. 사무실에서도 인터넷으로 가스렌지.보일러.TV.에어컨 등 가전제품의 조종이 가능하고, CC(폐쇄회로)TV로 집안 상황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상 시나리오)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던 이같은 인터넷 가정자동화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차주헌 박사팀은 30일 인터넷을 활용해 원거리에서 가정용 전자용품들을 조종할 수 있는 ''인터넷 가정자동화시스템'' 을 개발, 곧 상용화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스템의 개발로 정보검색 기능에 치중했던 인터넷의 활용범위가 크게 넓어질 전망이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별로 받지 않는 인터넷의 편리함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이 시스템의 특징. 게다가 가상현실 기술을 도입, 밖에서도 집안 상태를 점검할 수 있도록 했다.

우선 외부에서 인터넷을 통해 집에 있는 컴퓨터에 연결하면 집안의 입체 도면이 나온다. 거기엔 각 가전제품.수도.가스밸브 등도 그대로 나타난다. 입체 도면은 카메라의 줌 기능을 이용하듯 확대하거나 원거리에서 볼 수 있다.

퇴근 전에 집안을 시원하게 해놓고 싶다면 입체 도면에서 에어컨이 있는 거실을 확대한 뒤 가동한다.

이 때 컴퓨터에는 에어컨의 온도.스위치 등을 조작할 수 있는 버튼이 실제 에어컨 앞면과 같이 나타나 진짜 에어컨을 조정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전자렌지.선풍기.냉장고 등 다른 가전제품의 원격조정도 이런 방법으로 한다. 이 시스템은 가정의 전기선을 배선으로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별도의 배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차박사는 "기존 가전제품을 크게 뜯어고치거나 배선을 별도로 하지 않아도 이 시스템을 일반 가정에 도입할 수 있다" 며 "상용화되면 미래 자동화 주택의 전형을 이룰 것" 이라고 말했다.

이 시스템을 가정에 도입하려면 외부 컴퓨터와 연결할 수 있는 컴퓨터(서버)가 집에 한대 있어야 한다. 현재 가정에서 사용하는 컴퓨터나 케이블TV 셋톱 박스면 서버컴퓨터로 활용할 수 있다.

컴퓨터 그래픽카드 같은 키트에 이 시스템을 내장했기 때문에 설치가 간단한 것이 이 시스템의 장점이다. 이 키트를 컴퓨터 본체 안에 꽂으면 된다.

KIST는 주택업체와 공동으로 이 시스템을 실제 주택에 적용한 모델하우스를 올해 중에 KIST 안에 지을 예정이다.

사용 계층에 따라 기능을 서로 달리한 일반 가정용, 독신자용,맞벌이용, 노인용, 재택근무자용 등 5가지 형태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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