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돈줄 확 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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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유럽중앙은행(ECB)이 6일 재정위기로 빚어진 금융시장의 경색을 풀기 위해 은행들에 장기 대출을 해주는 방식 등으로 추가 자금 공급을 하기로 했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이날 열린 금융통화정책회의 직후 “유동성 공급 확대를 위해 2개의 장기대출제도를 도입할 것”이라면서 “10월 이후 12개월 만기 대출과 13개월 만기 대출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조치는 시장 내 유동성에 제약이 없다고 확신할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CB는 또 시중에 자금 공급을 늘리기 위해 400억 유로(약 63조원) 규모의 커버드 본드(자산담보부 증권)를 다음 달부터 직접 사들이기로 했다. 커버드본드는 주택담보대출이나 공기업채권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한 채권이다. 앞서 ECB는 2009년 6월 600억 유로어치의 커버드 본드를 사들였는데 이는 지난해 6월 종료됐다.

ECB는 이날 기준금리를 현행 1.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지만,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추후 금리 인하 가능성도 시사했다. 트리셰 총재는 “경제가 강력한 하락 위험을 맞고 있다”며 “금융시장의 긴장과 자금 공급에 불리한 여건이 하반기 유로존의 경제 성장 속도에 손상을 입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영국 중앙은행(BOE)도 경기회복을 돕기 위해 2차 양적완화를 실시, 750억 파운드(약 142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풀기로 했다. 돈을 찍어 시중은행으로부터 정부 채권을 구입하거나 대기업 채권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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