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개념수학 ‘사탕수수’로 초등 수학 준비하기 ④ 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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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을 그냥 동그라미, 동그란 모양으로 인식하는 것에서 한발 나아가 유아 때부터 정확한 개념을 심어줄 수 있다. ‘한 점에서 거리가 같은 점을 빙 둘러 연결해 놓은 것’이 원의 개념이다. 이 개념을 유아가 이해할 수 있을까? 물론 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어려운 것도 실제 활동을 하며 접하면 훨씬 이해가 쉽기 때문이다.

원은 세모와 네모와는 다른 성질을 가진 기초 도형이다. 세모나 네모는 곧은 선과 모가 있지만 원은 모두 둥근 선으로 돼 있다. 원에 대해 유아들이 갖는 이해도 그 정도에 머물러 있다. 원을 그저 동그란 모양으로 생각한다. 이것은 올바른 원의 개념이 아니다. 한 점에서 거리가 같은 점을 빙 둘러 연결해 놓은 것이 원이다. 그 한 점이 바로 원의 중심이고 원의 중심에서 가장자리까지 길이가 반지름이다.

중심, 반지름 같은 용어가 등장하면 어렵다고 생각해서 지레 아이에게 알려주기 힘들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처럼 어렵다고 느껴지는 원의 개념을 실제활동을 통해 몸으로 경험하게 하면 의외로 아이들은 쉽게 받아들인다.

우선 원을 그리는 활동을 다양하게 해 볼 수 있다. 가장 쉽게는 대접이나 접시를 엎어놓고 대고 그리면 된다. 이런 모양이 원이라는 것을 인지하면 본격적으로 개념을 익히는 원 그리기 활동을 할 수 있다. 엄마가 중심에 서고 아이에게 엄마의 손을 잡고 한 바퀴 빙그르르 돌며 막대기로 가장자리를 그리면 원을 된다. 커다란 종이에 연필 두 자루를 실로 묶은 후 한 연필은 중심에, 다른 연필로는 가장자리를 그려도 원이 된다. 가운데 연필로 콕 찍은 점이 원의 중심이다.

종이에 그린 원은 오려서 반으로 접어 정확히 포개지는 것을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다. 다시 한번 접어도 포개진다. 중심에서 가장자리까지의 길이가 모두 같기 때문이다. 조금 더 개념을 확실히 심어주려면 바퀴를 만들어 보면 된다. 똑같은 길이의 바퀴살을 붙여 바퀴를 만드는 과정에서 중심에서 가장자리까지의 길이가 같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다. 바퀴살 하나하나가 반지름이라는 사실까지 알면 원에 대한 기초 개념은 모두 알게 되는 것이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서 아이는 중심에서 거리가 같은 점을 빙 둘러 연결해 놓은 것이 원이라는 수학 개념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조금만 신경 쓰면 유아 때부터 원은 둥글다는 직관적인 수준에 머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개념을 알려 줄 수 있다. 이론적으로 설명하면 어려운것도 실제 원을 그려 보는 경험을 통해서 익히면 훨씬 쉽게 다가가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유아에게는 무엇보다 구체물을 이용한 활동, 몸으로 하는 활동이 가장 효과적이다.

◆백석윤 교수는= 서울대학교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미국 템플대학교에서 공부했습니다. 현재 서울교육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초등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수학을 잘 하고 좋아하게 될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자료제공) 이수출판 맛있는 개념수학동화 ‘사탕수수’www.yisubook.co.kr

<글=김이수(이수출판 대표이사) 자문="백석윤" (서울교육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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