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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선재센터 '코리아메리카코리아'

중앙일보

입력

한국-미국-다시 한국. 이것이 한국인의 뿌리를 가지고 미국에서 살아가는 작가들의 모습이다.

27일~8월 2일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중앙일보 후원, 미국 대사관·미국 상공회의소·아트선재센터 주최로 열리는 '코리아메리카코리아'(KOREAMERICAKOREA)전은 미국에 이민했거나 미국에서 태어난 젊은 작가 11명의 전시회다.

국내에 잘 알려져 있는 강익중·서도호·차학경씨를 비롯해 이번 광주비엔날레에도 출품한 바이런 킴·권소원·김수진·마이클 주·민연희·신경미·캐롤 김·이아라 리씨가 참가한다.

회화·조각·사진·비디오·영화·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통해 그들의 고민과 방황을 담아낸다.

3 ×3인치 소형 캔버스 작업으로 유명한 강익중씨는 뉴욕의 스케치와 한국의 유년시절 기억들을 버무린 '엔터 더 헤븐(Enter the Heaven)Ⅱ'를 선보인다.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았던 동양계 액션스타 브루스 리가 서있는 투명한 플라스틱 통 속에 몽당연필·딱지·구슬 등 유년시절의 기억이 가득 채워져있다. 뉴욕의 번잡함과 어울리지 않는 유년은 그러나 결코 떨칠 수 없는 부분으로 그를 감싼다.

추상 모노크롬 회화작가 바이런 킴은 전통적인 한지병풍 위에 윤동주의 '서시'에 대한 감상을 하늘색 단색으로 펼쳐보인다.

캐롤 김은 서양인과 다른 자신의 머리색을 주제로 삼는다. 작가가 머리를 완전히 밀어버리는 과정이 화장실에 설치된 비디오모니터에 비친다.

'나는 누구인가'하는 질문이 오싹함이 느껴질 정도로 강렬하게 보는 이의 가슴을 파고 든다.

민연희씨에게 있어 공간은 하나의 끈 같은 것이다. 태어나 자란 뒤 사랑을 하고 죽어가는 삶의 장소는 많은 인연의 끈들이다.

미술관 외벽 창문에 설치한 여러 색의 나일론 천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이란 행복과 불행,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곳임을 드러낸다.

이아라 리의 영화 '조절'은 계속 반복되는 전자음악의 연대기이며 '종합적 즐거움'은 현대의 인공적 삶에 대한 감각적 보고다. 테크노 음악 속에 모습을 드러낸 현대건축물엔 "건축은 얼어붙은 음악"이라는 괴테의 경구가 숨어있다.

서도호씨의 관심은 외부와 내부를 가르는 '경계'다. 좁은 울타리 안에서 동질성을 확인하려는 현대인의 편협함을 그는 전시장 입구의 벽을 뚫고 허공에 다리를 설치함으로써 조롱한다.

이번 전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의 데이빗 로스 관장과 아트선재센터가 함께 기획한 것. 작품 전시 외에 퍼포먼스(26일 이아라 리)·심포지엄(27일 코리안-아메리칸의 경험과 의미, 시·공간의 맥락)·영화상영('조절' '종합적 즐거움' 매일 4회공연)도 있어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02-733-8945 내선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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