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인지 …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4일 “청와대 이동관 언론특보가 ‘막말 문자메시지’를 보내 왔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감에서 “이 특보가 (오전 발언에 대해) ‘인간적으로 섭섭합니다.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인지 몰랐습니다’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사진)를 보내왔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 의원은 오전 질의에서 “(부산저축은행 로비를 담당한) 박태규씨와는 안상수·이상득 의원이 자주 만났고, 정부에서는 윤증현·이윤호 전 장관, 신재민 전 차관이 만났다. 청와대에서는 정정길 전 대통령실장, 이동관·김두우·홍상표 전 홍보수석이 자주 만났다”고 주장했었다.

 박 의원은 ‘막말 문자’ 문제를 제기한 뒤 “박태규씨와 교류한 인사들이 비리가 있다고 한 게 아니었다. 박씨가 호가호위(狐假虎威)한 의혹이 있으니 철저히 수사해 달라고 했던 것인데, 이런 문자를 보낸 것은 청와대가 얼마나 국회를 경시하는지 한 단면을 보여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대통령께서 당장 이 특보를 해임해서 국회 권위를 존중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우윤근(민주당) 법사위원장은 “국감 내용에 대해 즉각적으로 문자를 보내는 것 자체가 국감을 방해하는 행위”라며 한때 정회를 선포하기도 했다. 이동관 특보는 이에 대해 “‘내가 박 의원에게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이었느냐’는 취지로 문자를 보낸 것인데 (문자가) 짧다 보니 오해가 생긴 듯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 특보는 “박 의원과 가까운 사이여서 사적인 문자까지 공개할 것이란 생각을 못했다”며 “개인적 신뢰와 인간관계까지 파괴하는 정치가 무섭고 무상하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