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센 여자들이 왔다, 영종도가 시끄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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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우승하러 왔다.”

 세계 랭킹 1위 청야니(22·대만)가 여자골프 최강국인 한국 필드 정복을 선언했다.

 청야니는 4일 인천 스카이72 골프장에서 열린 LPGA 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7~9일·총상금 180만 달러) 출전 선수 합동 기자회견에서 “가족과 함께 왔다. 그들에게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청야니는 올해 LPGA 투어 5승을 거뒀다. 유럽여자 투어 등을 합하면 8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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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 아이언, 퍼터 3박자가 완벽해 과거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의 전성기에 필적하는 맹활약을 하고 있다. 청야니는 “세계 랭킹 1위라는 자신감이 있고 나는 자신에게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주문을 외우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배워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신이 한국(계) 선수들의 LPGA 투어 100승을 번번이 가로막았다”는 말에 청야니는 “한국 선수들과는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냈고 함께 경기하는 것은 재미있다. 그러나 경기는 경기”라고 말했다.

 청야니가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냈다고 한 선수는 최나연(24·SK텔레콤)이다. 주니어 시절 청야니가 한국 대회에 왔을 때 집에서 재워주고 LPGA 투어에서 여행을 할 때 밥과 김치, 갈비 등을 주면서 그를 보살폈다. 그러나 이 대회에서는 최나연이 청야니를 저지할 가장 강력한 한국 선수다.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한 그는 3연패를 노리고 있다.

 최나연은 “나는 스카이72 골프장의 홍보대사다. 이곳에서 연습도 많이 했고, 과거 성적도 좋았기 때문에 즐거운 기억만 가득하다. 내 골프장 같은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100승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올해 한국 선수 중에서 우승자가 나와 100승을 일굴 수 있을 것 같은데 내가 우승하면 대회 3연패와 100승을 동시에 이루는 것이라 욕심이 더 난다”고 말했다. 물론 부담도 있다. 최나연은 그러나 “부담이란 건 일종의 집중력이며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성적을 내는 데 더 유리하다. 지난주 열린 국내 골프 대회에서 준우승했기 때문에 자신감도 크다”고 말했다.

  한동안 허리가 아파 쉬었던 신지애(23·미래에셋)는 이번 대회가 복귀전이다. 그러나 우승후보에서 자신을 빼지는 말라고 했다. 그는 “과거에는 아파도 무리해서라도 경기에 나갔는데 선수생활 하면서 처음으로 오랫동안 쉬었다. 그래서 지금은 의욕이 넘쳐나고 있다”고 했다.

 쉬었지만 ‘지존’이라는 별명을 가진 신지애의 자신감은 변하지 않았다. 복귀전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오래 쉰 적이 없었기 때문에 결과는 나도 궁금한데 전체적인 나의 골프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재충전하고 한 단계 발전할 도약판이었으며 좋은 경기를 보여줄 일만 남았으니 많이 오셔서 응원해 달라”고 말했다.

 재미동포인 미셸 위(22)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100승이라 한국인으로서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잘하는 선수가 많아서 이기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셸 위는 한 달 전부터 쓰기 시작한 롱퍼터에 대해 “이전까지는 적응이 되지 않아 그립을 이렇게 저렇게 바꾸는 등 불편한 점이 있었다. 이제는 다 됐다. 긴 퍼터는 매우 좋다”고 말했다. 미셸 위의 퍼트가 들어가기 시작한다면 LPGA 투어 최강자가 될 것이다. 미셸 위는 또 “3월께 졸업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데 경기 때는 경기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인경(23·하나금융그룹)은 “앞바람이 불면 거리가 매우 길어지는 코스이며 러프도 길고, 페어웨이도 좁아졌고 그린도 어렵다. 그린은 (최)나연이에게 물어봐야겠다”고 말했다. 투지가 강한 크리스티 커(34·미국)는 “솔하임컵에서 손목을 다쳤는데 대회 출전에는 문제가 없다. 준비가 끝났다”고 말했다. 골프전문 채널 J골프가 7~8일 대회 1~2라운드는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9일 3라운드는 오후 2시부터 오후 4시까지 생중계한다.

영종도=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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