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증시 전망]실적호전株, 싸게 살 ‘찬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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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확장국면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경기상황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은 많지 않다.
6월 이후 증시는 게걸음 장세를 벗어날 수 있을까? 경기상황, 기업 실적, 시장의 수급관계, 증시주변 여건 등을 점검해 6월 증시 전망을 살펴보자.

우선 경기상황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은 많지 않다. 경기의 확장국면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작년 우리 경제는 10%를 넘는 성장을 보였지만, IMF로 인해 급속히 식은 98년의 경기에 대한 기술적인 반등이라는 평가가 강했다. 하지만 올해에도 7% 내외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어 경기의 호조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증가하고 있다. 5월 중순에 보고된 12월 결산법인들의 1분기 실적은 이를 대변해 주고 있다. 증권거래소가 집계한 12월 결산법인 5백49개사의 1분기 실적분석 자료에는 이들 법인이 1분기 동안 7조3천5백88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은 경상이익을 훨씬 웃도는 15조8천4백57억원이나 되었다. 이는 몇몇 기업의 대규모 채무면제 이익 등에 의한 것이어서 순익 규모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이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 4백91개사만 감안하더라도 매출 1백11조3천8백억원, 경상이익 7조2천7백16억원, 순이익이 7조3천5백70억원이나 된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4%, 경상이익은 79.5%, 순이익은 1백52.7%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외형성장보다는 이익 규모의 확충에 신경을 쓴 결과이다. 따라서 올해도 상장기업들의 실적은 양호한 추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의 수급관계는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급속히 호전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우선 공급물량이 줄어들고 있다. 증시 공급물량의 대표격인 유상증자는 올해 들어 5월까지 월평균 3천1백억원을 기록했으나, 6월에는 유상증자 예정 규모가 2천억원 미만이다. 상장기업들은 아마도 증시가 장기침체를 보이자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이 여의치 못한 상황이라고 판단한 듯하다.

수요 측면에서는 특별한 수요증가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급매물 출회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다. 일반투자자들의 투자자금 지표인 고객예탁금이 4월 말 이후 감소세를 보이는 등 일반투자자들의 직접투자 자금의 유입이 정체되고 있다. 이와 함께 기관투자가들을 통해 투자하는 간접투자 자금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 투자자들의 투자자금 순유입은 지속되고 있지만, 그 규모는 예전만 못하다.
전반적인 주식투자 관련자금은 4월중에만 5조원 가까운 금액이 줄어들었고, 5월 들어서도 호전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올해 가장 큰 매도세력으로 등장했던 투신사들이 공적자금 투입계획과 함께 매도 규모를 줄이고 있어 추가적인 수급악화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미국이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해 미국내 단기금리를 6.5%로 유지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우리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금융측면에서 보면 미국 금리가 인상된다면, 해외투자자금이 미국으로 환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때문에 금융측면에서도 그다지 긍정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미국 금리의 인상여부가 결정됨으로써 불확실하던 미래가 확실해졌다. 현재 지수는 미국의 금리인상 사실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미국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것이라는 예상이 다시 대두되지 않는다면, 우리 증시는 비교적 이 부분에서는 자유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거래소 증시를 둘러싼 여러 환경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혼재하고 있다.

증시에 영향력이 가장 큰 수급 문제는 대폭적인 호전이 예상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종합지수는 추가적인 하락을 보이지는 않겠지만, 당분간 제한된 범위내에서 등락하는 기간조정 국면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추가 하락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 현재 시점에서는 박스권을 이용해 실적호전 우량주에 대한 저점매수와 일정수익 확보 후 매도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권영건 대유투자자문 대표 / 이코노미스트 제 5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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