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의 댄서〉 황금종려상 수상

중앙일보

입력

덴마크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뮤지컬 영화 〈어둠 속의 댄서〉가 21일 밤(현지시간) 칸 시내 팔레 드 페스티발에서 열린 제53회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차지했다.

미국으로 이민온 체코 여성이 홀몸으로 아들을 키우며 겪는 산전수전을 담은 이 영화에서 주인공을 맡은 아이슬란드 가수 뵤르크는 최우수 여자연기상을 받았다.

대상은 중일전쟁을 배경으로 중국인의 애국심을 그린 중국 장원(姜文)감독의 〈귀신이 왔다〉(鬼子來了)에, 감독상은 대만 에드워드 양 감독의 〈어 원 앤드 어 투〉에 각각 돌아갔다.

남우주연상은 홍콩 왕자웨이(王家衛)감독의 〈화양연화〉에 출연한 량차오웨이(梁朝偉)가 받았으며 러시아의 파벨 룽긴 감독의 〈결혼〉 출연진에게는 특별상이 주어졌다.

각본상은 미국 닐 라부트 감독이 연출한 〈간호원 베티〉의 시나리오를 공동으로 쓴 존 리처드와 제임스 플램버그, 심사위원 특별상은 이란의 20세 여감독 사미라 마흐말바프의 〈흑판〉과 스웨덴 로이 앤더슨 감독의 〈2층에서 들려오는 노래〉가 수상했다.

신인감독에게 주는 황금 카메라상은 〈주목할 만한 시선〉에 출품한 이란 하산 예크타파나 감독의 〈조메흐〉와 〈감독주간〉에 상영됐던 역시 이란의 바흐만 고바디 감독의 〈말(馬)들이 취할 시간〉이 공동 수상했다.

황금종려상과 여자주연상을 수상한 〈어둠 속의 댄서〉는 영화제가 개막되기 전부터 '95도그마' 를 선언한 폰 트리에 감독이 도그마 선언에 얼마나 충실할지를 놓고 관심을 모았다.

영화제에서 기자시사회 후 가진 인터뷰에서 폰 트리에 감독은 "이 작품은 도그마 작품이 아니다" 고 잘라 말했다. 〈어둠 속의 댄서〉는 뮤지컬 스타를 꿈꾸며 미국으로 이민 온 셀마(뵤르크)라는 체코 출신 공장근로자의 비극적 삶을 극화했다.

한편 경쟁.비경쟁 부분에 올랐던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등 한국 영화 5편은 상을 하나도 받지 못해 '영화제 기간을 통해 한국영화의 위상을 높인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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