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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늑대’ 미국 자생 테러범 … 모형비행기로 펜타곤 테러 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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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원격조종 모형비행기로 미국 펜타곤(국방부 건물)과 국회의사당 테러를 계획했던 20대 미국 남성이 붙잡혔다.

보스턴 노스이스턴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그는 테러조직 알카에다를 추종해온 자생 테러범으로 알려졌다. 보스턴 연방검찰청은 28일(현지시간) 강력 플라스틱 폭탄(C4)을 가득 채운 모형비행기로 펜타곤·의사당을 폭파하려 한 혐의로 레즈완 페르도소(26·사진)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해외주둔 미군을 공격할 휴대전화 원격 기폭장치를 알카에다에 전달하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무슬림 미국인 레즈완 페르도소가 미 국방부와 연방의회 건물을 폭파하기 위해 사용하려 했던 원격조종 모형비행기. 1950년대 미 공군 전투기 ‘세이버’를 본떠 만든 것이다. [매사추세츠 AFP=연합뉴스]

 무슬림(이슬람교도)으로 미 시민권자인 그는 지난해 초부터 개인적으로 미국을 상대로 한 ‘지하드(성전)’를 계획해 왔다. 이 과정에서 알카에다 조직원으로 변장한 연방수사국(FBI) 요원과 접촉했다. 그는 FBI 요원에게 수제폭탄을 원격조종으로 터뜨릴 수 있는 휴대전화 기폭장치를 전달했다.

 페르도소는 펜타곤과 의사당을 공격하기 위해 치밀한 사전답사도 했다. 펜타곤과 가까운 이스트포토맥 공원에서 모형비행기를 띄운 다음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해 원격에서 펜타곤이나 의사당을 폭파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이를 위해 가명으로 ‘F-86 사브레’란 원격조종 모형비행기를 구매하기도 했다. 페르도소는 올 5월과 6월 단계별로 상세한 설명을 곁들인 테러계획을 알카에다 대원으로 위장한 FBI 비밀요원에게 전달했다.

 FBI 요원을 알카에다 대원으로 믿은 그는 자신이 직접 주도할 테러를 위해 폭발물과 수류탄·AK-47 소총 등의 무기를 FBI 요원으로부터 넘겨받아 자신의 집 차고에 보관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페르도소는 이 같은 혐의가 확정되면 15~20년 징역형을 선고받게 된다. 미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피터 킹 위원장은 “9·11 이후 이른바 ‘외로운 늑대(lonely wolf)’라는 단신(單身) 자생 테러범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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