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소비지출 사상 최고치 기록

중앙일보

입력

지난 1분기 중 가계의 실질소득은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여전히 밑돌고 있는 데 비해 소비지출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회복 과정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계층간 소득불균형은 지난해 4분기에 비해 별로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1분기 도시근로자 가구 가계수지 동향' 에 따르면 1995년 가격으로 평가한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실질소득은 1백95만6천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의 1백87만8천원에 비해 4.1% 증가한 것이지만 외환위기 이전인 97년 1분기 실질소득 2백13만1천원의 91.8%에 그치는 수준이다.

반면 역시 95년 가격으로 평가한 올해 1분기 실질 소비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0% 증가한 1백38만4천원을 기록, 97년 1분기의 1백37만7천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실질소득.실질 소비지출은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것으로, 가계의 실제 소득.소비수준을 정확히 반영한다.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평균 소비성향도 올해 1분기 79.4%로 나타나 82년 4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물가상승을 감안하지 않은 도시근로자 가구의 1분기 월평균 소득은 2백34만9천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5.7% 증가한 반면 소비지출은 1백66만2천원으로 12.7% 증가했다.

허진호(許進鎬) 통계청 사회통계과장은 "외환위기 이후 한동안 억제됐던 소비가 컴퓨터 구입.레저활동 등 교양.오락부분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나 소득 증가율을 훨씬 웃돌고 있다" 고 말했다.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소득분배가 불평등함을 보여주는 지니계수는 1분기 중 0.325로 전년 동기(0.333)보다 소폭 낮아졌으나 99년 평균치(0.320)보다 여전히 높은 수치여서 소득불평등 문제가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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