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레이더] 섣부른 반등 기대는 위험

중앙일보

입력

주초에 반등을 기대하는 시장관계자들이 많다. 그러나 이들도 "현금비중을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 고 입을 모은다. 반등이 있더라도 제한된 수준일 것이라는 이야기다.

반등 가능성의 배경에는 ▶그동안 주가가 너무 많이 떨어졌으며▶정부가 조만간 금융시장 불안심리를 진정시킬 만한 대책을 내놓을 것이고▶지난 주말의 상승세(코스닥은 급락세 멈춤)가 주초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의 실업급여 신청건수와 무역수지 적자폭이 발표된 이후 추가 금리인상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면서 나스닥과 다우지수가 함께 폭락세를 보였다.

영국.독일 등 유럽 증시 역시 마찬가지였다.

최근 국내 증시가 해외 증시와는 상당히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악재에는 민감한 점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걱정된다.

또 정부의 움직임을 보면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일거에 잠재울 대책이 나오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이헌재 재경부장관이 "주가가 저평가 돼있다" 고 말하곤 있지만 오늘 아침 증권.투신사 사장단과 간담회 한번 갖는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별로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공개.증자물량 조정 등 수급문제에 손댈 모양인데 그보다는 투신사를 포함한 2차 금융구조조정에 대해 보다 투명하고 확실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구동성이다.

투신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정부의 구조조정 방안이 확정되고 그에 따라 합병 금융기관의 윤곽이 드러나는 시점이 주식을 살 때" 라며 "시장이 상승세를 잡으려면 금융주가 그 선두에 서야 한다" 고 말한다.

다만 시장이 불안하더라도 실적이 뒷받침되는 우량주들은 투자자들을 실망시키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SK텔레콤.남양유업.롯데제과 등이 그런 예다.

금융시장 불안요인이 사라지더라도 코스닥시장이 상승기조를 다져가는 데는 여전히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인터넷.정보통신 관련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아 아무래도 당분간 좋은 소식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주부터 거래소시장도 코스닥과 마찬가지로 점심시간에 주식매매가 가능해진다.

하락장에서 거래시간이 느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다. 실제로 폭락장에서는 점심시간이 냉각기간 역할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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