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 열차, 하늘 나는 배 … SF영화서 현실 속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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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하늘을 나는 배’ ‘수륙 양용 버스’ ‘1인용 전기 스쿠터’ ‘2층 열차’…. 과거 공상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교통수단들을 조만간 실제 생활 속에서 즐길 수 있게 된다. 하늘을 나는 배인 위그선이 내년 초 포항~울릉도(217㎞), 울릉도~독도(87㎞) 구간에서 선보인다. 위그선은 기체가 수면 1~5m 위를 비행하는 항공선박. 바다 위 어느 곳에서나 활주·착륙이 가능하고 기존 선박보다 속도가 세 배 빠르다. 출렁거리지 않기 때문에 배멀미 걱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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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그선이 바다에서 여객 수송용으로 사용되는 것은 세계 처음이다. 경상북도는 포항에서 울릉도까지 배를 타면 4시간이 걸리지만 위그선으로는 1시간1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고 밝혔다. 2시간30분가량 걸렸던 울릉도에서 독도 왕복 관광도 50분이면 가능해진다. 내년부터는 군산 비응항~제주 애월항(320㎞) 사이에도 위그선이 오갈 예정이다.

 육지와 강을 동시에 오갈 수 있는 수륙 양용 버스도 이르면 내년 말 도입된다. 경기도는 수륙 양용 버스 3대를 이용해 가평 고속버스터미널과 가평역을 통과해 남이섬까지 운행하는 수륙 양용 버스 노선(5㎞)에 대한 용역을 지난 6월 마쳤다. 경기도 비전담당관실 관계자는 “국회에 계류 중인 ‘복합형 교통수단의 등록 및 운행 등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과 제도가 정비되면 곧바로 수륙 양용 버스를 도입하겠다”며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힘들었던 남이섬의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코레일은 경춘선(서울 상봉역~춘천역)에 2층 급행열차를 연말부터 운행한다. 현재 시운전 중이며 2층 객실에서 기존 열차와는 색다른 북한강변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회사원 김상철(30)씨는 “엑스포에서나 볼 수 있었던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니 신기하다”며 “경춘선 2층 열차와 수륙 양용 버스로 남이섬에 가 볼 계획”이라고 했다.

 올해부터 서울 곳곳에서는 서서 타는 1인용 전기 스쿠터(폴T3)가 등장한다. 서울경찰청은 폴T3가 광화문광장, 김포공항 순찰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교통수단들은 대부분 지방자치단체에서 관광용으로 도입한 것들이다. 관광·레저 인구의 증가 추세에 맞춰 관광객 유치를 확대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꼼꼼히 따져 볼 일도 많다. 안전과 수익성이 충분히 고려돼야 하기 때문이다.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전여옥(한나라당) 의원은 27일 국토해양부 국정감사에서 “위그선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상용화되는 것”이라며 “위그선에 레이더가 설치돼 있지만 빠른 속도로 이동하다 갑자기 장애물이 나타나면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 경기도협의회 박완기 사무처장은 “새로운 교통수단을 도입하려면 예상 이용객 수, 관광 유발 효과 같은 타당성도 신중하게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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