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부채비율 31년만에 최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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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제조업체의 부채비율이 유상증자와 자산재평가 등으로 31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됐다.

제조업체들은 또 금리하락과 환율하락에 힘입어 1천원어치를 팔아 17원의 이익을 남겨 지난 97년 이후 2년간 지속됐던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99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제조업의 부채비율은 214.7%로 98년말의 303.0% 보다 88.3%포인트나 하락, 지난 68년(207.5%)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대우계열 9개 회사를 제외할 경우에는 부채비율이 190.9%로 나타나 정부의 부채비율 감축목표인 200% 를 충족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제조업의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된 것은 주식시장 활황에 따른 대규모 유상증자와 11조900억원의 자산재평가차액 등 부채감소보다 주로 자기자본 확충에 따른 것이다.

부채비율 200% 이하인 업체 비율은 지난 98년말의 40.4%에서 53.4%로 늘었으나 500%를 넘거나 자본잠식인 업체도 각각 전체 제조업체의 9.2%, 10.4%를 차지했다.

또 대기업은 부채비율이 303%에서 214.7%로, 중소기업은 334.4%에서 232.4%로 각각 떨어져 정부의 부채비율 감축 유도 대상인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부채비율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의 차입금은 245조6천억원으로 98년보다 18조원 감소, 차입금 의존도가 작년말의 50.8%에서 42.8%로 떨어졌다.

이와 함께 금융비용부담이 감소하고 외환순익을 얻은데다 자산매각이 이뤄짐으로써 경상이익률(경상이익/매출액)이 1.7%를 기록, 97년(-0.3%)과 98년(-1.8%)의 2년 연속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며 지난 95년(3.6%)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에 제조업이 1천원어치 물건을 팔아 17원의 이익을 냈다는 계산이다.

금리하락에 따라 금융비용부담률(금융비용/매출액)은 98년의 9.0%에서 6.9%로 떨어지고 원화절상으로 매출액대비 0.3%의 순외화환산차익이 발생했으며 매출액의 1.0%에 해당하는 자산처분순익을 얻었다. 영업 호전보다는 영업외 요인의 호전이 경상이익 증가에 큰 역할을 한 것이다.

기업규모별 경상이익률은 대기업이 1.0%, 중소기업이 2.9%로 나타났으며 건설업과 도소매업의 경상이익률은 각각 -3.1%, - 4.9%를 기록했다.

한편 매출액은 98년보다 8.0% 증가해 매출부진에서 탈피, 신장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내수가 98년보다 12.6% 늘어나고 수출이 환율 및 수출가격 하락으로 1.8%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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