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 감마스캔으로 3㎜ 크기 미세종양까지 추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유방암은 다른 암에 비해 치료가 잘 되는 편이다. 우리나라 유방암 생존율은 80% 이상으로 국제적으로도 최상위 그룹에 속한다. 하지만 여성미와 모성의 상징인 유방을 완전히 절제하거나 부분 절제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건국대병원 유방암센터는 이런 고통을 줄여준다. 암 조직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면서 흉터까지 최소화한 ‘유방보존술’을 적극적으로 시행한다. 종양 개수가 많거나 암 조직이 크면 항암치료를 한 뒤 유방보존술을 위한 치료 계획을 세운다. 유방 전체를 절제하는 경우라도 흉터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치료가 진행된다. 건국대병원 유방암센터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 중 약 70%는 유방보존술을 받고 있다. 선진국의 유방암 치료 성적과 유사한 수치다. 유방암 분야 권위자인 건국대의료원 양정현(사진) 원장은 “여성은 유방암에 걸렸을 때 여성성 상실에 대한 고통을 겪는다”며 “건국대병원 유방암센터는 이런 여성암 환자만의 고통을 헤아리는 방향으로 치료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불필요한 유방 절제 피하고 흉터 최소화

양정현 유방암센터장(왼쪽)이 흉터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유방암 부분 절제술을 하고 있다. [건국대병원 제공]


유방 절제를 최소화하고 흉터를 줄이는 건국대병원만의 노하우는 무엇일까. 건국대병원 유방암센터는 유방 감마스캔 장비를 이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장비는 유방암이 의심되는 환자에게 방사성 의약품을 주입한 후 유방에서 방출되는 감마선을 컴퓨터로 재구성한다. 유방 조직 내의 암세포 존재 유무를 확인하는 데 용이하다. 정확도가 뛰어나기 때문에 3㎜ 크기의 미세종양까지 찾아낼 수 있다. 검사 중에 유방을 압박하는 고통이 없다. 양 원장은 “유방암이 재발했는지 여부를 추적하는 데 유용하다”며 “불필요한 유방조직검사도 생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방암센터에서는 감시림프절 생체검사(생검)를 통해 기존 수술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과 합병증도 줄이고 있다. ‘감시림프절’은 종양이 림프절에 직접 전이된 경우 가장 처음 도달하는 림프절을 말한다. 감시림프절 생체검사는 암 조직에 색소를 주입해 감시림프절을 찾아낸 후 이를 검사해 암세포의 전이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만약 여기서 암이 발견되면 림프절 전체에도 암이 전이됐다고 추정하고 주위 림프절 전체를 절제한다. 하지만 암이 발견되지 않으면 림프절 전이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최소 절제만 이뤄진다. 양 원장은 감시림프절 생검법을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외에도 겨드랑이에 내시경을 넣어 암을 절제하는 ‘겨드랑이 임파절 내시경수술’이 건국대병원 유방암센터에서 특화된 시술이다.

유방암센터 경쟁력은 진단시스템부터 시작

건국대병원 유방암센터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유방 방사선촬영, 초음파·조직검사 장비, 양전자방출단층촬영기(PET-CT) 같은 최신 장비를 갖추고 있다. 특히 초음파 진료장비는 대부분의 외래진료실에 있어 환자의 편의성을 고려했다는 평가다.

잘 구축된 협진 시스템도 유방암센터의 장점 중 하나다. 유방내분비외과, 종양혈액내과, 성형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핵의학과 교수 13명이 참여해 유방암 환자 진단 및 치료를 함께 하고 있다. 당일 진료 및 검사가 가능한 이유다. 성형외과 전문의와 함께 수술에 참여해 정확하게 암 조직을 제거하면서 유방의 모양을 살리기도 한다. 전문 간호사는 수술과정에 대한 안내와 퇴원 후 관리를 해주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한다.

유방암 환자 위한 심리치료 교실도 열어

유방암센터에서는 유방암 환자의 심리치료를 위해 환자 교육 프로그램과 상담도 진행 중이다. 정신과 교수가 불면증이 있거나 우울증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해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다.

암센터는 환우회 활동도 적극 지원해 주고 있다. 유방암에 걸렸다가 완치된 ‘선배’ 환우가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후배’ 환우에게 노하우를 전달해주는 ‘멘티-멘토’ 시간을 매주 갖는다. 불규칙적이긴 하지만 환우들을 위해 건강 강좌나 노래교실도 연다.

양 원장은 “병원에서 유방암 환우 모임만큼 활성화된 곳도 없다”며 “환우들을 위해 부작용에 어떻게 대비하면 좋은지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권병준 기자

건국대병원 유방암센터

● 연평균 수술 건수 : 200여 건. 매년 10% 정도 증가

● 특화된 진료 : 감시림프절 생검법, 겨드랑이 임파절 내시경수술, 맘모톰절제술

● 첨단장비 : PET-CT, 유방 방사선촬영기, 유방초음파기

● 주요 의료진 : 유방내분비외과 양정현 교수(의료원장)를 중심으로 종양혈액내과, 성형외과 등 8개 분야 13명 전문의

● 위치 및 전화 : 서울시 광진구 화양동, 1588-1533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