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페루 FTA발효 한 달, 무역수지 흑자 전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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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페루와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한 달 만에 한국의 대(對)페루 수출이 1년 전보다 배 이상 급증했다. 덕분에 대페루 무역수지도 흑자로 돌아섰다.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간 페루로의 총수출액은 1억2867만9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6012만5000달러)보다 114% 증가했다. 반면 페루로부터의 총수입액은 9926만9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6639만6000달러)보다 49.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8월 한 달간 대페루 무역수지는 29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에는 630만 달러 적자였다.

 재정부는 “우리나라의 주된 수출품인 공산품은 가격 대체 효과가 커서 한·페루 FTA 발효 이후 수출이 크게 늘었다”며 “페루로부터 많이 수입하는 광물 등 원자재의 수입 규모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페루로 가장 많이 수출된 상품은 자동차로 지난해보다 31% 늘어난 3697만 달러어치를 팔았다. 2위는 2092만8000달러를 수출한 영상기기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어 합성수지·철강판·공기조절기 및 냉·난방기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이들 공산품이 관세 철폐 또는 감축 효과를 크게 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페루 FTA 발효로 대형차는 즉시, 중형차는 5년, 기타 승용차는 10년 후 관세가 철폐된다. TV 등 가전제품은 전 품목의 관세가 즉시 없어진다.

 재정부는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신흥국 및 다른 개도국과의 교역 기반 확충이 필요하다”며 “칠레·페루 등에 이어 콜롬비아 등 다른 남미 국가와 FTA를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페루는 중남미 국가 중 칠레와 함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으로 아시아와의 교역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3월 중국과의 FTA를 발효했고, 올 5월 일본과도 FTA에 서명했다. 한국은 2004년 최초로 칠레와 FTA를 발효한 이후 중남미 국가와는 두 번째로 지난 8월 페루와의 FTA를 발효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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